
제약회사 대신 병·의원을 돌며 의약품을 영업·판촉하는 대행업체 'CSO(의약품 판촉영업자)'가 최근 우후죽순 늘면서, 정부가 관리·감독 체계를 새로 짜는 작업에 들어갔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오전 7시 30분부터 8시 50분까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제2차 제약산업 혁신 민·관협의체'를 열고 'CSO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협의체 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이날 불참해 정경실 보건의료정책실장이 대신 자리했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유관협회, 제약·바이오업계, 산업계 전문가 등이 참석해 CSO의 현행 관리체계를 점검하고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CSO는 제약사로부터 의약품 영업·판촉 업무를 위탁받아 대신 수행하는 사업자다. 제약사가 영업 조직을 직접 두는 대신 외부에 맡기는 경우가 늘면서 관련 시장도 함께 커졌다.
CSO에 대한 신고제 자체는 2024년 10월 19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새로 영업을 시작하려는 CSO는 관련 교육을 이수한 뒤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하고, 위탁계약서에는 품목별 수수료율과 수탁자의 준수사항 등을 담도록 했다.
다만 이 제도는 CSO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초점을 맞췄을 뿐, 실제 영업 현장의 수수료·재위탁 구조까지는 다루지 않았다. 이번 협의체가 들여다보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이런 성장 속도만큼 관리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CSO는 1만 5000여 곳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70%가 직원 없이 혼자 운영하는 1인 사업자다. 실적에 따라 수수료가 크게 달라지는 고율·실적연동형 계약, 한 CSO가 다시 다른 업체에 영업을 재위탁하는 다단계 구조까지 겹쳐 있다. 영업·판촉 과정이 불투명해지고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려워지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CSO 수수료율이 평균 30%대 후반에 이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의뢰한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정부는 CSO의 재위탁을 금지하거나 신고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3가지 정도는 법률이나 하위법령에 반영할 만하다는 의견도 나온 상태다. 다만 연내 추진 여부 등 구체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의체에서는 이런 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손볼지에 대한 방향성과 실효성 있는 과제를 찾는 논의가 이뤄졌다. 복지부는 이번에 나온 의견들을 CSO의 역할을 다시 정립하고 제약산업 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데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약품 판촉영업자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영업 형태도 다양해진 만큼, 의약품 영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중요하다"며 "이번 협의체에서 나온 현장의 다양한 의견과 전문가의 제언을 토대로 의약품 판촉영업자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협의체에서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1차 협의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자리다. 지난 9월 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1차 협의체는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과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을 공동위원장으로, 관계부처·제약업계·전문가·공공기관 등 21명으로 구성됐다. 당시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 육성 방안이 주로 논의됐고, CSO 관리·감독 강화는 앞으로 다룰 5대 의제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