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검진에서 ‘당뇨병 전단계’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단 음식부터 줄이기 쉽다. 달콤한 음료나 디저트를 피하고 커피도 설탕 없이 마시는 식이다. 하지만 혈당을 관리할 때는 단맛이 나는 음식만 주의해서는 안 된다. 달지 않은 음식에도 전분을 비롯한 탄수화물이 상당량 들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음식이 누룽지다. 입맛 없는 아침이나 속이 부담스러울 때 누룽지에 물을 붓고 푹 끓여 한 끼를 해결하기도 한다. 따뜻하고 구수한 데다 부드럽게 넘어가고 속을 편하게 해준다. 그런데 누룽지는 쌀로 만드는 만큼 섭취량에 따라 탄수화물 섭취량이 적지 않다. 당뇨병 전단계라면 단 음식만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평소 먹던 음식에 탄수화물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류 0g이라도 ‘총 탄수화물’ 확인…한 봉에 40~50g대
혈당 관리를 시작하면 ‘당류’ 수치에 먼저 눈이 갈 수 있다. 그러나 당류가 적다고 해서 탄수화물까지 적은 것은 아니다. 탄수화물에는 당류뿐 아니라 쌀에 많은 전분 등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룽지처럼 설탕을 넣지 않은 식품도 총 탄수화물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서 백미 누룽지 A제품의 경우 한 봉(50g) 기준 200kcal, 탄수화물 45.2g, 당류 0g, 지방 0.6g이 들어 있다. 쌀 100% 누룽지 B제품도 한 봉(60g)에 235kcal, 탄수화물 54g, 당류 0g, 지방 0g이다. 두 제품 모두 당류는 0g이지만, 내용량에서 차지하는 탄수화물이 비중이 90%다.
밥 한 공기의 탄수화물은 약 69g이다. 누룽지 한 봉만 먹어도 밥 한 공기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셈이다. 당류 수치만 봐서는 실제 섭취하는 탄수화물의 양을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다.
섭취한 탄수화물 가운데 전분은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돼 혈당에 영향을 미친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도 당질(탄수화물)의 총량이 식후 혈당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같은 양을 먹어도 식품의 종류나 조리 상태, 함께 먹는 음식 등에 따라 혈당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당류가 적으면 혈당 부담도 적다’라고 단순하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밥 먹고 누룽지도?…먹는 ‘양’까지 따져야
밥 대신 누룽지를 한 끼로 먹는다면 제품에 표시된 1회 섭취량과 총 탄수화물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앞서 살펴본 제품은 한 봉에 45~54g의 탄수화물이 들어 있어 한 봉을 모두 먹는지, 일부만 먹는지에 따라 실제 섭취하는 탄수화물 양도 달라진다.
누룽지만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보다 다른 식품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제시하는 당뇨 식단 역시 곡류군과 함께 어육류군, 채소 등을 조합해 한 끼를 구성한다. 예를 들어 누룽지에 달걀이나 두부·생선 등 단백질 식품과 채소 반찬을 곁들이면 탄수화물에 치우치지 않고 한 끼의 영양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
밥을 먹은 뒤 누룽지를 추가로 먹는 습관이 있다면 그만큼 곡류 섭취량이 늘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밥 대신 먹는지, 밥을 먹고 추가로 먹는지에 따라서도 한 끼의 전체 탄수화물 섭취량이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달지 않으니 괜찮다’라거나 ‘당류 0g이니 괜찮다’라고 생각하기보다 총 탄수화물과 실제 먹는 양, 한 끼의 전체 구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