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7일 (목)

“11년 항암치료 받았는데 암 아니었다고?”…시한부 뇌종양 받았던 女, 무슨 일?

전문가 검토서 ‘종괴성 탈수초 병변’ 소견…NHS 장기 처방 환자 40여 명 법적 대응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심한 편두통을 앓다가 뇌암 진단을 받고 11년간 항암치료를 받은 30대 영국 여성이 실제 암이 아니었다며 국민보건서비스(NHS)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사진=베키 존스가 소송을 위해 공개한 자료

심한 편두통을 앓다가 뇌암 진단을 받고 11년간 항암치료를 받은 30대 영국 여성이 실제 암이 아니었다며 국민보건서비스(NHS)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영국 일간 더선 등 보도에 따르면 베키 존스(34)는 뇌종양인 줄 알았던 자신의 상태가 최근 전문가 검토에서 조직검사 소견 결과, 종괴성 탈수초 병변(tumefactive demyelination)일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존스는 2012년, 21세에 영상검사에서 종괴가 발견돼 뇌 조직검사를 하기로 했지만 결과가 분실된 상태였다. 코번트리·워릭셔 대학병원 NHS 트러스트(UHCW)으로 옮겨진 뒤 의료진이 결과를 확인하지 않은 채 4등급 교모세포종으로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뒤늦게 확인된 결과에는 병변, 감염 또는 종괴성 탈수초 병변 가능성이 제시됐다고 한다.

교모세포종은 뇌 신경교세포에서 발생해 주변 뇌 조직을 파고들며 자라는 악성 뇌종양이다. 영국에서는 매년 약 3000명에게 발생하며, 국내에서는 한 해 약 600명 안팎이 새로 진단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종괴성 탈수초 병변은 뇌 신경섬유를 감싸는 수초가 염증으로 손상돼, MRI에서 종양처럼 큰 덩어리로 보이는 병변이다. 교모세포종이나 중추신경계 림프종과 영상 소견이 비슷해 MRI, 뇌척수액 검사, 추적 관찰, 필요 시 조직검사로 구분한다. 암은 아니며, 보통 고용량 스테로이드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반응이 부족하면 혈장교환을 고려한다.

존스는 당시 6~12개월밖에 살지 못하고 아이도 낳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언 브라운 교수가 테모졸로마이드(TMZ)를 무기한 처방하고 치료를 멈추면 사망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1주간 항암치료와 6주간 방사선치료 뒤 TMZ를 다시 복용했으며, 11년간 약 156주기의 항암치료를 받았다고 추산했다.

그는 메스꺼움, 피로, 불안·우울감, 궤양, 복통, 변비와 조기 폐경 가능성을 겪었다. 운전면허가 2년간 취소돼 경찰이 되려던 꿈을 접었고, 가족 행사에도 나가지 못했다. 항암치료를 잠시 중단한 뒤 자연 임신으로 두 아이를 낳았지만, 암으로 인해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을 잃었다는 생각이 가장 힘들었다.

존스는 2024년 3월 브라운 교수의 은퇴 뒤 TMZ 복용을 중단했고, 수년간 MRI에서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자 2025년 진단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는 40여 명의 장기 TMZ 처방 환자와 함께 법적 대응에 나섰으며, 브라운 교수는 영국 일반의학위원회(GMC)의 조사를 받고 있다.

영국 왕립내과의사협회(RCP)는 예비 검토에서 TMZ 장기 투여의 이득을 뒷받침할 근거가 거의 없거나 없었다고 지적했다. UHCW 측은 영향을 받은 환자들을 고위 임상의가 검토하고 적절한 진료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항암제를 암환자 아닌 사람에게 투여하면?

암 치료 목적의 세포독성 항암제를 암도 다른 의학적 적응증도 없는 사람에게 투여하면, 암세포를 없애거나 성장을 억제하는 치료 이득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약물 독성은 그대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약은 빠르게 분열하는 암세포뿐 아니라 입안과 장 점막, 모낭, 골수처럼 증식이 빠른 정상세포도 손상시킨다. 구내염, 메스꺼움·구토, 설사 또는 변비, 탈모, 식욕저하, 피로가 생길 수 있으며, 증상의 양상과 강도는 약제 종류, 용량, 투여 기간, 병용치료에 따라 달라진다.

위 사례의 여성에게 투여된 테모졸로마이드(TMZ)는 탈모, 피로, 메스꺼움·구토, 두통, 변비, 식욕저하가 흔히 보고된 항암제다. 더 주의할 문제는 골수 억제다. 백혈구와 호중구가 줄면 감염과 발열 위험이 높아지고, 혈소판이 떨어지면 멍이나 코피, 잇몸 출혈이 늘 수 있다.

적혈구 감소는 빈혈, 피로, 숨참으로 이어진다. TMZ 허가정보에는 지속성 범혈구감소와 재생불량성 빈혈이 보고돼 있어, 치료 전후와 투여 중 정기적인 혈구 수 검사가 필요하다고 명시돼 있다.

장기 투여 뒤에는 생식 기능과 장기 독성도 살펴야 한다. 알킬화제를 포함한 일부 항암제는 난소 난포와 에스트로겐 생성에 영향을 줘 월경 이상, 난임, 조기 난소부전 또는 조기 폐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험은 약제, 누적 용량, 치료 기간, 투여 당시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TMZ의 허가정보에는 간손상, 폐포자충 폐렴, 골수형성이상증후군과 이차 악성종양도 보고돼 있어 장기 투여자는 혈액검사 간기능 감염 위험을 함께 추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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