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세가 되도록 생리를 한 번도 하지 않은 베트남 소녀가 검사를 받은 결과, 정상적인 난소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염색체 검사상 소녀는 정상적인 사람과 마찬가지로 총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성염색체가 일반적인 여성에게 나타나는 XX가 아니라, 보통 남성에게 나타나는 XY로 확인됐다.
베트남 탐안종합병원 호찌민센터는 지난 1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 소녀의 사례를 공개했다.
소녀는 또래보다 키가 큰 편이었다. 16세에 키가 175cm였다. 가슴에도 지방 조직이 생기는 등 사춘기 변화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생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정밀 검사 결과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소녀의 염색체는 46,XY(총 46개의 염색체, 성염색체는 XY)였다. 골반 MRI에서는 양쪽에 띠처럼 생긴 생식샘(난소나 고환으로 발달하는 기관)은 확인됐지만 정상 난소는 없었다. 나팔관은 있었고 자궁도 있었지만 크기가 매우 작고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소녀에게 ‘스와이어증후군(Swyer syndrome)’을 진단했다. 스와이어증후군은 46,XY 염색체를 가지고 있지만, 태아 때 생식샘이 정상적인 고환으로 발달하지 않는 희귀한 선천성 질환이다.
스와이어증후군은 출생아 약 8만~10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매우 드문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정확한 발생률 통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증례가 보고된 바 있다.
탐안종합병원 호찌민센터 산부인과센터 응우옌 티 탄 탐 의사는 “스와이어증후군 환자는 남성 염색체를 가지고 있지만 외형과 외부 생식기는 여성의 형태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호르몬 때문이다. 정상적인 고환은 태아 때 테스토스테론과 항뮐러관호르몬(AMH)을 만든다. 하지만 스와이어증후군에서는 고환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이런 호르몬이 충분히 나오지 않는다. 그 결과 외부 생식기는 여성 형태로 발달하고 자궁이나 나팔관도 남을 수 있다.
문제는 사춘기 이후다.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생식샘에서는 여성호르몬도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가슴 발달 등 사춘기 변화가 부족하거나 생리가 시작되지 않을 수 있다. 태어났을 때는 외부 생식기가 여성의 모습이어서 어린 시절에는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소녀의 경우 의료진은 띠 모양 생식샘에서 생식세포 종양(난자나 정자를 만드는 세포에서 생기는 종양)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복강경 수술로 양쪽 생식샘과 발달이 매우 덜 된 자궁 구조를 제거했다.
수술 후 조직을 검사하자 섬유화된 고환 조직과 작아진 정세관(정자가 만들어지는 관)이 발견됐다. 난포나 성숙한 난소 조직은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스와이어증후군은 사춘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사춘기 변화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거나 생리를 하지 않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15세가 됐는데도 아직 첫 생리를 하지 않았다면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스와이어증후군 환자는 성호르몬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보통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보충한다. 이를 통해 가슴 발달 등 사춘기 변화를 돕고,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뼈가 약해지는 것도 막는다.
소녀는 수술 후 내분비 전문의와 심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의료진은 향후 필요한 호르몬 치료 계획을 세울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