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0일 (목)

섬·산간, ‘방문간호사+AI’로 원격지 의사 협진⋯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1조2614억 편성

2027년 정부예산안⋯지역 맞춤 의료공백 해소 3605억, 권역책임의료기관 17곳에 2551억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그림=복지부

섬이나 산간처럼 의사를 만나기 어려운 지역에서 방문간호사가 환자를 찾아가 상태를 살피고, 인공지능(AI)이 분석한 정보를 바탕으로 원격지 의사와 비대면 협진하는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지역 공공병원들이 값비싼 AI 장비를 병원마다 따로 갖추지 않고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도 만들어진다.

이를 뒷받침할 2027년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 정부예산안은 1조2614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다만 이 금액이 모두 내년에 새로 투입되는 사업비는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오후 서울 국제전자센터에서 제4차 ‘지역·필수·공공의료 추진전략 중앙·지방 협의체’를 열고 16개 시·도 보건국장과 권역책임의료기관 공공부원장 등과 내년도 지역필수의료 사업, ‘AI 기본의료 전략’의 지역 적용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지난 3월 제정된 ‘필수의료 강화 지원 및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 시행 전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권역책임의료기관이 지역의료 현안을 논의하는 임시기구다.

특별법은 2027년 3월 11일 시행된다.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 관련 조항은 이보다 앞선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1조2614억 중 신규사업 3689억

2027년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 정부예산안 1조2614억원 가운데 신규사업은 3689억원이다.

나머지 8925억원은 여러 회계와 기금에 나뉘어 있던 기존 지역·필수의료 사업을 특별회계로 옮겨오는 금액이다. 따라서 1조2614억원 전체가 내년에 새로 늘어나는 지역의료 예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규사업 가운데 가장 큰 것은 3605억원 규모의 ‘지역주도 의료공백 해소 지원사업’이다.

중앙정부가 시·도별 예산과 기본 방향을 제시하면 지방정부가 자기 지역의 의료 상황을 분석해 필요한 사업을 직접 설계하고 집행하는 방식이다.

지역마다 부족한 진료과나 의료인력, 응급·야간진료 여건 등이 다른 만큼 중앙정부가 전국에 같은 사업을 내려보내기보다 지방정부가 필요한 분야를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중앙정부는 사업계획의 충실성과 추진 성과를 평가해 지원에 반영한다.

권역책임의료기관 17곳에 2551억

국립대병원 등을 포함한 권역책임의료기관 17곳의 진료 역량과 지역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데 2551억원이 편성됐다. 올해보다 1397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원 분야는 인력, 기반시설, AI 전환, 지역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 등 네 가지다.

필수진료과 교수를 새로 채용하고 장기간 근무하는 교수진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지역별로 강점을 가진 특정 진료 분야는 서울의 이른바 ‘빅5’ 대형병원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권역책임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지역 내 병·의원이 환자를 의뢰하고 회송하며 중증 환자를 연계하는 체계도 강화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지역 주민이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수도권 대형병원을 찾는 이른바 ‘원정진료’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그림=복지부

섬·산간은 방문간호사+AI+원격지 의사

지역의료에 AI를 활용하는 방안도 구체화한다.

지난 8월 6일 정부가 확정한 ‘AI 기본의료 전략’에 따라 의료취약지 의원에는 ‘일차의료 AI 패키지’를 보급한다.

AI가 의료영상 판독이나 진료기록 작성 등을 돕고, 만성질환자의 건강관리와 행정업무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의료진이 부족한 섬·산간에서는 ‘AI 기반 재택협진’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방문간호사가 환자를 직접 찾아가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AI가 분석한 환자 정보를 활용해 떨어져 있는 의사와 비대면으로 협진하는 구조다.

AI가 의사를 대신해 환자를 진료하는 방식은 아니다. 방문간호사와 원격지 의사가 환자를 함께 관리하는 과정에서 AI가 분석과 판단을 보조한다.

지역 공공병원 72곳 AI 플랫폼으로 연결

권역·지역책임의료기관 72곳을 국가 고성능 연산장치(GPU) 기반 ‘공공의료 AI 플랫폼’에 연결하는 ‘공공의료 AI 고속도로’도 구축한다.

지역 공공병원은 고가의 GPU와 AI 기반시설을 각자 갖추지 않고 중앙 플랫폼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정부 계획은 2026년 하반기 9개 기관에서 먼저 시범 운영하고, 2027년 30곳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2029년에는 권역·지역책임의료기관 72곳 전체를 연결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재정과 인력 여건 때문에 첨단 의료 AI 도입이 어려웠던 지역 공공병원에서도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의 AI 의료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에 제시된 1조2614억원은 정부예산안이다. 앞으로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 예산 규모와 세부 사업비가 달라질 수 있다.

복지부는 이날 나온 시·도와 권역책임의료기관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 추진계획을 구체화하고 국회 예산심의에 대응할 계획이다.

손영래 복지부 지역필수공공의료실장은 “2027년도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 정부안 편성은 지역이 스스로 의료공백을 해소해 나갈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지역에서도 의료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수도권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도, 권역책임의료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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