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0일 (목)

헬리코박터 없어도 안심 금물⋯뱃살·고혈압도 위암 전 단계와 연관

대사증후군 있으면 위험 15%가량 더 높아⋯서울대병원 강남센터, 1만2천여 명 분석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의사가 위내시경 검사에 쓰이는 내시경 장비를 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검진에서 헬리코박터균 검사 결과만 챙기고 안심했다면, 이번 결과는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양선영 교수, 강남센터 진단검사의학과 정소이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송은영 교수 연구팀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강남센터에서 건강검진으로 위내시경을 받은 1만2353명을 분석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는 대사증후군이 위암의 전 단계로 꼽히는 중등도 위축성 위염과 유의한 연관이 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소화기·간 질환을 다루는 국제학술지 《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에 실렸다.

위축성 위염은 위 점막이 만성 염증으로 얇아지고 위축된 상태로, 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 전암성 병변이다. 그동안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위축성 위염과 위암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혀왔다.

앞서 한국에서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위암 위험이 26% 높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다만 이 연구는 위암의 핵심 위험요인인 헬리코박터균의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헬리코박터균 관련 요인과 생활습관 등을 통계적으로 맞춘 뒤에도 대사증후군과 위축성 위염의 연관성이 유지되는지 확인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력이 없는 대상자에서 대사증후군 및 각 구성요소와 중등도 위축성 위염의 연관성 그림=서울대병원 강남센터

헬리코박터균 변수 통제해도 연관성 남을까

연구팀은 나이·성별·흡연·음주·헬리코박터균 항체 상태를 통계적으로 맞추는 성향점수매칭 기법으로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비교했다. 그 결과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대상자 가운데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중등도 위축성 위염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오즈비는 1.15(95% 신뢰구간 1.01~1.32)를 기록했다. 오즈비는 두 요인 간 연관성의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1보다 크면 그만큼 연관성이 있다는 뜻이다.

혈당만 예외⋯나머지 대사지표는 모두 연관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개별 요인 가운데서는 복부비만, 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 콜레스테롤, 높은 혈압은 중등도 위축성 위염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반면 공복혈당 상승은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 이력이 없고 항체 검사에서도 음성으로 나온 대상자만 따로 분석했을 때도 대사증후군과 중등도 위축성 위염의 연관성은 그대로 유지됐다.

위축성 위염을 좌우하는 최대 변수인 헬리코박터균의 영향을 걷어내도, 대사증후군과 위 점막의 위축성 변화 사이에는 별도의 연관성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양선영 교수,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진단검사의학과 정소이 교수,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송은영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양선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건강검진 위내시경 자료를 활용해 위축성 위염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관련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대사증후군과 일부 대사 이상이 중등도 위축성 변화와 연관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다만 이번 연구는 한 시점에서 질환과 위험요인의 연관성을 살펴본 관찰연구인 만큼 대사증후군이 위축성 위염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향후 장기간 추적 연구를 통해 대사증후군 개선이 위 점막 위축의 진행과 위암 예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관련 연구가 더 이어지면, 헬리코박터균 중심의 위암 위험 평가에 비만·혈압·지질 등 대사건강 요인까지 함께 고려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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