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질로 여겼던 혈변이 수개월만에 직장암 3기로 밝혀진 영국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혈변은 치핵에서 흔히 나타나지만 대장암의 신호일 수 있다. 출혈이 반복된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영국 일간지 ‘더선(The Sun)’은 최근 영국 런던에 사는 카라 밀러(41)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밀러 36세였던 2021년 9월부터 항문 출혈을 겪었다. 이전에도 치핵을 앓았던 터라 의료진은 이번에도 치핵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몇 개월이 지나도 출혈은 사라지지 않았다. 약 5개월 뒤 복부 팽만과 설사가 나타나고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다. 의료진은 처음에 식중독으로 추정됐지만 증상이 계속되자 분변면역화학검사(FIT)를 받았다. 검사 결과 대변에서 혈액이 검출됐다.
밀러는 림프절까지 번진 직장암 3기를 진단받았다. 종양은 6cm 크기로 직장의 절반가량을 막고 있었다. 이후 항암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는 치료를 마치고 3년째 암이 재발하지 않은 상태다.
치핵과 대장암 모두 혈변⋯색만으로 구분 어려워
치질이라고 부르는 항문질환 가운데 흔한 질환이 치핵이다. 치핵은 항문이나 하부 직장의 혈과과 주변 조직이 늘어나 덩어리를 이 상태다.
치핵과 대장암은 모두 혈변을 일으킬 수 있어 혼동하기 쉽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치핵의 대표적인 증상은 출혈과 항문 안쪽 조직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탈항이다. 배변 뒤 화장지나 변기, 대변에 피가 비치고 항문 주변이 가렵거나 불편할 수 있다. 항문 주의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도 한다. 특히 내치핵은 출혈이 있어도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치핵에서 생기는 피는 보통 선홍색을 띠지만 피의 색만 보고 출혈의 원인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대장암에서도 선홍색이나 검붉은색 혈변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항문과 가까운 직장이나 대장 아랫부분에 암이 생기면 선홍색 혈변이 나타날 수 있다.
대장암의 증상은 ▲배변 횟수 변화 ▲설사나 변비 ▲배변 후에도 변이 남은 느낌 ▲가늘어진 변 ▲복통과 복부 팽만 ▲원인 모를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종양에서 소량의 출혈이 계속되면 철결핍성 빈혈이 생겨 쉽게 피곤하거나 어지럽고 숨이 찰 수 있다.
대장암의 경고 신호 4가지⋯직장 출혈 연관성 가장 커
대장암은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젊은 사람도 걸릴 수 있다. 국제학술지 《미국국립암연구소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에 실린 연구에서는 50세 이전에 대장암을 진단받은 미국인 5075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장암을 진단받기 2년 전부터 나타난 주요 증상은 ▲복통 ▲직장 출혈 ▲설사 ▲철결핍성 빈혈이었다. 이 가운데 직장 출혈이 조기 발병 대장암과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다만 이런 증상은 치핵이나 항문열상, 염증성 장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증상이나 분변검사 결과만으로 암을 확진할 수는 없다. 그러나 치핵 진단을 받았더라도 혈변이 계속되거나 배변 습관 변화, 복통, 체중 감소, 빈혈 등이 동반되면 다시 진료받아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