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인 서장훈이 최근 한 방송에서 자신의 위생 강박 증세가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고백했다.
31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출산 후 심해진 위생 강박이 고민이라는 사연자가 등장했다.
이날 서장훈은 마트에서 장을 본 뒤 우유병과 과자 봉지 등을 일일이 세척한다는 사연자의 말에 "나도 그래본 적 있다. 지금도 난 캔의 입 닿는 곳 주변을 닦는다"며 공감을 표했다.
또한, 사연자가 목욕탕에서 아이들을 씻기고 돌아와 집에서 다시 한번 씻긴다고 고백하자 서장훈은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그랬다. 옛날에 목욕탕 갔다가 차 타고 집에 와서 샤워한 적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행동이 아이의 피부 건강에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이어 서장훈은 위생 강박으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고충을 토로하며 이를 극복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계속하다 보면 스스로에게 지치고 힘들어진다. 가장 중요한 체력과 시간을 계속 허비하게 되어 나 역시 최대한 (강박 행동을) 줄이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특히 "결정적으로 내가 체력이 옛날 같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억지로 강박을 줄이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40세가 넘어가면 체력이 떨어진다. 그런데 스스로 규칙을 못 지키게 되면 자신이 정신적으로 힘들다. 건강하게 하려고 깔끔하게 하는 건데 오히려 이것 때문에 건강을 해치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는 거다. 스스로 절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예계 대표 깔끔남으로 알려진 서장훈은 과거 결벽증이 이혼의 결정적 사유라는 루머가 돈 적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과거 방송 등을 통해 "결벽증까지는 아니더라도 깔끔하고 예민해서 정리하는 습관이 있는데, 상대방이 그런 부분들을 불편하게 느꼈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위생강박 도대체 뭐길래…치료해야 하는 이유
위생강박은 강박장애(OCD)의 대표적인 하위 유형으로, 오염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강박 사고'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씻는 '강박 행동'이 결합된 질환이다.
환자 스스로도 자신의 행동이 지나치거나 불합리하다는 사실을 알지만 밀려오는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손을 계속 씻거나 소독하는 등 통제 불능의 강박적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위생 강박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기보다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억눌린 대인 관계, 수면 부족, 만성 피로 등이 오랜 시간 누적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위생강박은 반복적으로 확인하면서 씻고 세어야만 비로소 안심이 되는 특징을 지닌다"며 "환자 본인도 몹시 괴롭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하기 때문에 해당 행동을 반복하게 되고 결국 직장 및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고에 따르면 강박장애 환자의 41~63%은 우울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꼭 해야 할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반복적인 의심, 끔찍한 상상, 오염됐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등 본인이 원치 않는 강박 사고가 끊임없이 떠오르며 스스로를 극심한 고통과 피로감 속으로 몰아넣기 때문이다.
위생강박은 단순한 깔끔함을 넘어 일상을 파괴할 수 있는 마음의 병인 만큼, 증상이 의심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서장훈도 지친 ‘위생강박’ 극복하려면
단순한 깔끔함을 넘어선 ‘위생강박’은 가만히 방치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질환이 아니다. 오히려 찝찝함을 견디지 못하고 강박적인 행동을 반복할수록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위생강박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환자 스스로 자신이 위생강박을 겪고 있음을 인정하는 마음가짐이다. 무작정 불안을 억누르기보다는 “오염에 대한 불안과 생각은 딱 30분만 하겠다”는 식으로 스스로 제한 시간을 두는 것이 좋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강박적인 생각이나 씻고 싶은 충동을 뒤로 미루고, 최대한 대범하게 상황을 넘기는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본격적인 의학적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행동 치료로 나뉘어 진행된다. 약물 치료의 경우 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가 처방된다.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불균형을 조절해 불안감과 강박 사고를 덜어주는 원리다.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절반에서 최대 4분의 3 정도가 약물 치료로 효과를 본다. 다만 개인의 체질에 따라 약물 반응과 부작용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약물과 함께 ‘인지행동치료(CBT)’를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 중 핵심은 ‘노출 및 반응 방지 훈련(ERP)’이다. 환자를 더러운 물건 만지기 등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에 의도적으로 노출시킨 뒤, 손 씻기 같은 강박 행동을 하지 않고 견뎌내게 하는 훈련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환자의 뇌는 ‘당장 씻지 않아도 안전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학습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손을 씻는 횟수나 시간을 구체적으로 기록해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조금이라도 오염되면 큰일이 난다”는 식의 극단적이고 완벽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교정해 나간다.
만약 꾸준한 약물이나 행동 치료에도 전혀 반응하지 않는 중증 환자라면, 최후의 수단으로 수술 요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는 강박장애의 원인이 되는 뇌의 대상회나 변연계 부위를 부분적으로 절개하는 방식이다.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약 30~40%에서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