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사고나 추락 등으로 크게 다친 환자는 응급수술을 마쳤다고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다시 걷고 일상과 직장으로 돌아가기까지 긴 재활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중증외상 환자의 재활을 맡는 국립교통재활병원을 신형익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이끌게 됐다.
서울대병원은 위탁 운영 중인 국립교통재활병원장에 신 교수가 취임했다고 1일 밝혔다. 임기는 이날부터 2028년 8월 31일까지 2년이다.
신 원장은 △중증외상재활 전문성 강화 △주간재활관 개관을 통한 재활 연속성 확보 △임상·정책연구 강화 △중증외상재활 전문인력 양성을 4대 과제로 제시했다.
입원환자 10명 중 7명 중증외상⋯추락·산재 환자도 치료
국립교통재활병원은 교통사고 환자의 장애를 줄이고 빠른 사회복귀를 돕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설립한 공공재활병원이다. 2014년 문을 열었고, 서울대병원이 2019년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이름에는 ‘교통’이 들어가지만 치료 대상은 교통사고 환자에 그치지 않는다. 추락이나 산업재해 등으로 뇌·척수·근골격계 등에 큰 손상을 입은 환자도 재활치료를 받는다. 올해 7월 기준 전체 입원환자의 70.8%가 중증외상 환자다.
중증외상 환자는 여러 부위를 동시에 다친 경우가 많다. 급성기 수술과 중환자 치료를 넘긴 뒤에도 재활의학과를 중심으로 여러 진료과가 함께 기능 회복과 일상 복귀를 준비해야 한다.
전국 권역외상센터에서 국립교통재활병원으로 옮겨오는 환자도 늘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2025년 전원 환자 수는 2019년의 약 7배로 증가했다. 서울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역시 급성기 치료를 마친 환자를 국립교통재활병원으로 연계하고 있다.
신 원장은 중증외상에 특화된 다학제 진료 역량과 자동차보험 집중재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지금보다 중증도가 높은 환자까지 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입원과 외래 사이 잇는 ‘주간재활관’ 2027년 개관
변화의 중심에는 2027년 문을 열 예정인 주간재활관이 있다.
주간재활은 입원치료와 일반 외래치료 사이의 중간 단계다.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낮 동안 집중적으로 재활치료를 받은 뒤 집으로 돌아간다.
국립교통재활병원은 현재 외래치료 공간을 활용해 주간재활을 운영하고 있다. 환자는 하루 6시간 이상 집중치료를 받을 수 있다. 2027년 별도로 주간재활관이 문을 열면 이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
신 원장은 이를 통해 입원치료를 마친 환자가 일반 외래치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재활 공백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입원에서 주간재활, 외래, 방문재활까지 치료가 이어지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근력 회복 넘어 ‘사회복귀’까지 추적
연구 기능도 강화한다. 환자의 근력이나 보행능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만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중증외상 이후 실제 일상과 사회로 얼마나 복귀했는지를 추적하는 사회복귀 레지스트리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립교통재활병원은 올해도 자동차사고와 중증외상 재활 분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 과제에는 외상재활 표준변수와 기초 데이터베이스 구축, 중증외상 환자 욕창 예방, 경증 외상성 뇌손상 후유증 연구, 다발성 외상 환자를 위한 재활 인공지능(AI) 개발 등이 포함됐다.
신 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립교통재활병원 진료부원장과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장을 거쳤다. 대한심장호흡재활의학회장, 대한재활의학회 정책이사, 대한중환자재활학회 부회장 등도 역임했다.
신 원장은 “중증외상재활의 전문성을 더욱 높이고 공백 없는 재활의료 체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변화하는 재활의료 환경을 한발 앞서 준비해 국립교통재활병원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