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무게는 비슷해도 유독 배가 나오는 사람이 있는 한편 몸 전체에 살이 붙는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지방이 쌓이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뱃속 장기 주변에 지방이 과하게 쌓이면 복부비만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체중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복부비만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에는 체형둥글기지수(BRI)가 있다. 최근 국내 대규모 연구에서는 BRI가 높을수록 대장암 발생 위험도 높아지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뱃살 관리가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 이유다.
BRI, BMI와 뭐가 다를까?
BRI는 키와 허리둘레를 이용해 몸통이 얼마나 둥근지를 수치로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키에 비해 허리둘레가 크고, 복부에 지방이 몰린 체형에 가깝다는 의미다.
우리가 비만 여부를 살필 때 흔히 사용하는 체질량지수(BMI)는 키와 몸무게를 이용해 전체적인 비만 정도를 평가한다. 간단하고 널리 쓰이지만, 몸에 지방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까지는 알기 어렵다. 반면 BRI는 허리둘레를 반영하기 때문에 복부비만을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된다. 몸무게가 정상이어도 키에 비해 허리둘레가 크다면 BRI는 높게 나올 수 있다.
국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BRI는 당뇨병과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을 구별하는 능력이 BMI보다 다소 높았다. 다만 차이가 크지는 않아 BRI가 BMI를 완전히 대신하는 지표라고 보기는 어렵다.

BRI 높을수록 대장암 위험도 증가
BRI가 높을수록 대장암 위험도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최근 발표됐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과 숭실대 공동 연구팀이 성인 449만2697명을 평균 10.32년 추적한 결과, BRI가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10.4% 높았다. 흡연·음주 등 다른 위험요인을 고려한 뒤에도 관련성은 유지됐다.
연구진은 배 속 장기 주변에 쌓이는 내장지방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내장지방이 많아지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잘 작용하지 않거나 몸속 염증이 계속될 수 있다. 이런 상태가 건강에 부담을 주고 대장암 위험과 관련될 수 있다는 설명했다.
특히 남성에서 관련성이 뚜렷했다. BRI가 가장 높은 남성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대장암 위험이 35.2% 높았다. 여성에서는 BRI가 가장 높은 그룹의 대장암 위험이 가장 낮은 그룹보다 10.9% 낮았다. 연구진은 남녀의 지방 저장 방식 차이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다만 폐경 여부와 호르몬 상태 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여성에서 나타난 결과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허리둘레 관리 중요
BRI가 높게 나왔다면 복부지방과 허리둘레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은 비만 관리를 위해 과식을 줄이고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권한다.
국내에서는 성인 남성은 허리둘레 90cm 이상, 여성은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본다. 반면 BRI는 허리둘레에 키까지 함께 반영하기 때문에 같은 허리둘레라도 체형의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
BRI는 내장지방을 직접 측정하는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수치 하나만 보기보다 체중과 허리둘레의 변화를 함께 살피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