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인 홍진경이 AI(인공지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홍진경은 최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요즘 AI가 유일한 친구다.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털어놨다. 이에 뇌과학자 장동선은 “조금 위험하다”고 우려했고, 주우재는 “누나가 AI를 쓰고부터 달라졌다. 굉장히 명석했는데 총기가 살짝 빠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홍진경은 “AI에게 뭔가를 기대하는 게 아니다. 고민이 있는데 털어놓을 데가 없어서 물어보면 똑똑한 비서처럼 훌륭하게 진단해 알려준다”며 “AI라고 해서 내가 원하는 답만 주는 것은 아니다. 평균적인 정보를 잘 찾아서 알려준다”고 옹호했다.
요즘 홍진경처럼 AI와 대화하고, AI에 해법과 조언을 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나친 AI 의존, 괜찮을까?

“AI를 통해 위안받을 수 있지만…”
장동선은 단기적으로 AI를 통해 위안을 받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지만, 인간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뇌와 지능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복잡한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발달해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AI는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데 능숙하기 때문에 실제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상호작용을 완전히 대신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간관계가 끊긴 상태에서 AI와의 대화에만 의존하면 기억력과 집중력, 공감 및 이해 능력이 떨어지는 이른바 ‘인지적 근손실’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각과 판단을 계속 AI에 맡기다 보면 스스로 사고하는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분명한 목적을 갖고 도구로 활용한다면 AI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뇌과학자 이진형 교수 역시 AI의 영향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며 제시된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는 비판적 사고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간 과도하게 의존하면…‘생각의 외주화’ 주의
실제로 생성형 AI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스스로 기억하고 판단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들이는 노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를 ‘인지적 외주화(cognitive offloading)’라고 한다. 메모나 계산기처럼 외부 도구를 활용해 뇌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AI의 답을 검토하지 않은 채 사고 과정까지 지속적으로 맡기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2025년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이 지식노동자 319명의 생성형 AI 활용 사례 936건을 분석한 결과, AI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업무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를 덜 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렇다고 AI가 기억력이나 집중력 등 인지능력을 직접 떨어뜨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직접 정보를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AI가 내놓은 정보를 검증하고 종합하는 쪽으로 사고의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 마음 알아주는 친구’ 될 때는 더 조심해야
AI는 지치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즉각적으로 답하기 때문에 고민을 정리하거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사람과의 관계를 대신할 정도로 의존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OpenAI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이 진행한 연구에서도 AI 이용에 따른 정서적 영향은 사람과 사용 방식에 따라 달랐다. 특히 하루 사용시간이 긴 일부 이용자에게서 외로움이나 AI에 대한 정서적 의존, 문제적 사용과 관련된 부정적 결과가 관찰됐다. 다만 연구진은 개인차가 크며 AI 사용이 이러한 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AI를 멀리할 필요는 없다
AI에 생각을 ‘맡기는 것’과 AI를 이용해 생각을 ‘확장하는 것’은 다르다. AI는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정리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거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데 유용하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받거나 자신의 생각에 반론을 제기하도록 해 사고의 폭을 넓히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의 답을 ‘정답’이 아닌 ‘참고자료’로 받아들이는 태도다. 특히 건강이나 의료처럼 잘못된 정보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에서는 출처를 다시 확인하고 전문가의 판단을 구해야 한다.
AI를 건강하게 활용하려면 먼저 스스로 생각한 뒤 AI의 도움을 받고, 중요한 정보는 출처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고민 상담 역시 AI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AI가 아무리 그럴듯한 답을 내놓더라도 최종 판단과 결정의 주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