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용주(44)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가운데 생전에 밝힌 지병이 재조명됐다.
이용주는 지난 29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모델 출신인 이용주는 2004년 영화 ‘도마 안중근’으로 연기를 시작해 ‘안녕, 프란체스카’, ‘궁’, ‘막돼먹은 영애씨’ 등에 출연했으며 2013년 ‘푸른거탑’에서 순수하고 어리바리한 신병 역을 맡아 사랑받았다. 2022년 방송된 ‘신병’이 유작이 됐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이용주가 생전 심근비대증을 앓았다는 사실이 주목 받았다. 이용주는 ‘푸른거탑’ 인터뷰에서 해병대에 입대하려고 준비하던 중 어머니와 같은 심근비대증 진단을 받아 군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병인 심근비대증과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고인이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심근비대증에 관심이 모아졌다.
심근비대증은 어떤 질환?
심근비대증은 정확히는 ‘비후성 심근병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으로,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주로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좌심실 근육이 두꺼워진다.
심장 근육이 지나치게 두꺼워지면 심장이 충분히 이완하지 못해 혈액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일부에서는 두꺼워진 심장 근육 때문에 심장에서 대동맥으로 혈액이 나가는 길이 좁아지기도 한다.
증상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내는 사람도 있지만 운동할 때 숨이 차거나 가슴 통증, 두근거림, 어지럼증, 실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방세동이나 심부전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일부 고위험 환자에서는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해 돌연심장사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드물게는 이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돌연사가 첫 징후가 되기도 한다.

어머니도 같은 질환이었다…유전 가능성 높나?
비후성 심근병증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유전성이다. 심장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심장협회(AHA)·미국심장학회(ACC)의 비후성 심근병증 진료지침에 따르면 환자의 약 30~60%에서 질환과 관련된 병원성 또는 병원성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다.
대표적인 유전성 비후성 심근병증은 ‘상염색체 우성’ 방식으로 유전된다. 부모가 원인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다면 자녀가 해당 변이를 물려받을 확률은 각각 50%다.
다만 유전자 변이를 물려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질환이 발병하거나 부모와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가족 안에서도 발병 시기와 증상의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족 중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가 있다면 부모와 형제자매, 자녀 등 가까운 가족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권고된다. 심전도와 심장초음파 등이 대표적인 검사이며, 가족에게서 원인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면 유전상담과 유전자검사도 고려할 수 있다.
평소 생활습관으로 예방할 수 있을까?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비후성 심근병증 자체를 식습관이나 운동 등 생활습관만으로 예방하는 방법은 현재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질환을 예방한다기보다 위험군을 조기에 찾아 꾸준히 관리해 합병증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가족 중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가 있거나 젊은 나이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돌연사가 발생한 가족력이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심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진단에는 심전도와 심장초음파가 주로 사용되며 필요에 따라 심장 자기공명영상(MRI), 홀터 심전도 검사, 유전자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이미 비후성 심근병증을 진단받았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심장 기능과 부정맥 발생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관리하고 금연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심장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
운동을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진료지침에서는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에게도 개인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신체활동을 권장한다. 다만 고강도 운동이나 경쟁적인 스포츠 참여 여부는 부정맥과 돌연심장사 위험 등을 고려해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운동 중 가슴 통증이나 심한 호흡곤란, 두근거림, 어지럼증이나 실신 등이 나타난다면 운동을 중단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가족력이 있다면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검사를 통해 자신의 심장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