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건강한 30세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았는데도, 허벅지 피부 속에서 살아있는 구더기(파리 유충)가 나온 사례가 보고됐다. 그런 경우 단순 세균성 피부 종기나 농양으로 오인하기 쉬우니, 야외 활동 후 피부를 잘 살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아지즈 메디컬 시티 가정의학과 연구팀에 의하면 30세 여성 환자는 왼쪽 허벅지 뒤쪽에 부종이 생겨 점차 커지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처음 이틀 동안은 별다른 통증이 없었으나, 점차 가려움증과 함께 찌릿한 전기 충격 같은 날카로운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났다. 아픈 부위의 주변은 멍이 들었다.
통증 부위에서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오자, 환자는 알코올 솜으로 환부를 닦아냈다. 그 때 해당 부위의 가운데에 있는 아주 작은 숨구멍(중심점)을 통해 살아있는 구더기 한 마리가 기어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구더기가 빠져나간 직후 극심했던 통증은 거의 사라졌다. 환자는 이 구더기를 멸균 용기에 담아 이튿날 병원에 제출했다.
이 여성은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도, 가축이나 야생 동물과 직접 접촉한 적도 없었다. 다만 증상이 나타나기 약 일주일 전, 휴양 농장에 며칠간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환자 허벅지에서 나온 구더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로 침투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이 사례 연구 결과(Furuncular Cutaneous Myiasis in a Nontraveler: A Case Report)는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시체가 썩으면 구더기가 생긴다.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에게도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피부 구더기증(피부 승저증)은 파리목 곤충의 유충이 사람이나 동물의 피부 조직에 침투해 기생하며 발생하는 병이다. 임상 형태에 따라 종기형, 이동형, 상처형 등으로 나뉘며 종기형이 가장 흔하다.
종기형 피부 구더기증은 피부 아래에 혹(결절)이 생기고 중심부에 작은 구멍이 뚫리는 특징을 보인다. 유충은 이 구멍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고 액체(삼출물)를 내보낸다. 중남미에 서식하는 사람피부파리(사람파리)나 아프리카의 툼부파리가 대표적인 원인종으로 꼽힌다. 주로 열대·아열대 풍토병 지역 여행자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위생 환경 개선과 주거 환경 발전으로 피부 구더기증의 발생률과 유병률이 매우 낮다. 발생 사례 중 대부분은 이 병이 유행하는 나라를 다녀온 뒤 생기는 해외 유입 사례에 해당한다. 하지만 야외 활동 중 파리가 고령자나 만성병 환자의 피부에 알을 낳아 발생한 사례도 있다고 알려졌다. 유충이 체내에서 터지거나 일부 유충이 남으면 2차 세균 감염이나 심한 이물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니, 피부 속 유충을 손상 없이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야외 활동 후 피부에 생긴 종기가 일반적인 치료로 낫지 않거나, 중심부에 미세한 구멍이 관찰되고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이물감이나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면 억지로 짜내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겉모습으로 피부 구더기증과 일반 종기를 구별할 수 있나요?
A1. 피부 구더기증은 초기에 붉고 단단하게 부어올라, 일반 세균성 종기와 구별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환부의 중심부에 유충이 숨을 쉬기 위한 미세한 숨구멍(중심점)이 관찰되고, 찌릿한 통증이나 꿈틀거리는 이물감이 가끔 느껴질 수 있습니다.
Q2. 피부에서 벌레가 보이면 손으로 직접 짜내도 되나요?
A2. 무리하게 손으로 짜내면 안 됩니다. 유충의 몸체가 파열돼 피부 속에 체액이나 잔해가 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심각한 2차 세균 감염이나 알레르기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바셀린 등으로 숨구멍을 막아 유충이 스스로 기어 나오게 유도하거나 병원에서 안전하게 제거해야 합니다.
Q3. 밖으로 나온 유충을 병원에 챙겨가면 진료에 도움이 되나요?
A3. 큰 도움이 됩니다. 배출된 유충을 소독된 용기에 담아 가져가면 원인이 된 파리 종을 확인하고 정확한 진단 및 맞춤형 사후 치료(항균 치료, 파상풍 평가 등)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