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드러기는 갑자기 피부가 부풀어 오르고 심한 가려움이 생겨도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기기 쉽다. 실제 급성 두드러기는 비교적 짧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상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일이 6주 넘게 이어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제 진료지침은 이때부터 ‘만성 두드러기’로 구분한다.
서울대병원은 피부과 이동훈 교수와 알레르기면역내과 강혜련 교수가 만성 두드러기 환자를 위한 건강 교양서 『두드러기, 참지 마세요』를 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책에는 두드러기의 원인과 진단부터 단계별 치료법, 생활 속 관리법까지 환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담았다. 최신 국제 진료지침도 반영했다. 두 교수는 두드러기를 그저 참고 견뎌야 하는 증상으로 여기는 통념이 적절한 치료를 늦출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만세포 반응이 두드러기 증상 만든다
두드러기 증상에는 피부의 ‘비만세포’가 깊이 관여한다. 비만세포가 활성화되면 히스타민 등 여러 물질이 분비돼 피부가 붉게 부풀고 가려워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피부보다 깊은 조직까지 붓는 혈관부종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름 때문에 오해하기 쉽지만 비만세포는 체중이나 비만과는 관계가 없다. 몸의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세포다.
증상이 이어지는 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눈다. 피부가 붉게 부풀어 오르는 팽진이나 혈관부종이 6주 이내에 그치면 급성, 6주를 넘겨 이어지거나 반복되면 만성 두드러기로 본다. 매일 증상이 나타날 필요는 없다. 없어졌다가 다시 생기는 일이 6주 넘게 이어져도 만성에 해당할 수 있다.
만성 두드러기는 다시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와 ‘만성 유발성 두드러기’로 나뉜다. 자발성 두드러기는 특별한 외부 자극이 없어도 증상이 생긴다. 반면 유발성 두드러기는 특정 자극 뒤 증상이 나타난다. 피부를 긁거나 문질렀을 때 부풀어 오르는 피부묘기증, 추위에 노출될 때 생기는 한랭 두드러기, 운동이나 뜨거운 환경 등으로 체온이 오를 때 나타나는 콜린성 두드러기 등이 대표적이다.

책은 이런 차이를 환자 눈높이에 맞춰 풀었다. 두드러기와 알레르기의 기본 원리부터 진료 전에 어떤 내용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검사를 받는지까지 안내한다. 피부묘기증과 콜린성 두드러기 같은 유발성 두드러기와 혈관부종도 따로 다룬다.
소아와 임신부, 노년층처럼 환자에 따라 고려해야 할 치료법과 관리법도 소개한다.
항히스타민제 효과 부족하면 다음 치료로
만성 두드러기는 무조건 참기보다 증상이 얼마나 조절되는지를 보면서 치료 강도를 조정한다.
올해 개정된 국제지침은 졸림 등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2세대 H1 항히스타민제를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표준 용량으로 증상이 충분히 잡히지 않으면 의료진 판단에 따라 최대 4배까지 용량을 늘릴 수 있다. 4배를 넘기는 투여는 권고하지 않는다.
고용량 항히스타민제로도 증상이 잘 잡히지 않으면 오말리주맙 같은 표적치료제를 추가할 수 있다.
2026년 지침에는 두필루맙과 먹는 브루톤티로신키나아제(BTK) 억제제 레미브루티닙 등 새로운 치료법도 포함됐다. 항히스타민제로 조절되지 않는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는 치료다. 다만 실제 처방 가능한 약과 허가 범위는 국가별로 다르고, 환자 상태도 함께 살펴야 한다. 책에는 이런 치료 변화도 담겼다.
강 교수는 올해 개정된 국제 두드러기 진료지침의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새 지침은 세계 59개국 107개 학술·전문단체에서 210명이 참여해 마련했으며 국제학술지 《알레르기(Allergy)》에 발표됐다.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됐다. 두드러기와 알레르기의 기본 개념부터 진단, 여러 유형의 두드러기와 혈관부종, 생활관리, 실제 치료법까지 차례로 다룬다. 지난 7월 28일 시공사에서 출간됐다.
강 교수는 “환자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증상만큼이나 불확실한 정보라는 생각에, 근거 있는 의사의 답변이 환자의 불안을 덜어 준다는 믿음으로 이 책을 썼다”며 “국제 진료 지침을 만드는 자리에서 확인한 최신 근거를 환자 눈높이에서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