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7일 (수)

“나이보다 뇌가 빨리 늙었다면”…알고 보니 ‘이것’ 탓?

UCLA 연구진, 성인 약 1500명 분석…높은 뇌 노화 지수, 인지기능 저하·특정 장내 세균과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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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나이라도 뇌가 늙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이런 차이를 보여주는 단서가 장내 세균에서도 발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같은 나이라도 뇌가 늙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이런 차이를 보여주는 단서가 장내 세균에서도 발견됐다. 실제 나이보다 뇌 나이가 높게 추정된 사람들은 기억력과 사고력 검사 점수가 낮았고, 장내 세균과 대사산물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헬스 굿맨 러스킨 마이크로바이옴 센터의 아르파나 처치 공동소장이 선임저자로 참여한 연구진은 성인 약 1500명의 뇌 영상을 분석해 뇌 노화와 인지기능, 우울 증상, 장내 환경 사이의 연관성을 살핀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학술지 《이바이오메디신(eBio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서로 다른 세 집단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휴식 중 뇌의 여러 영역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양상을 측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의 나이를 추정하는 컴퓨터 모델을 만들고, 추정된 뇌 나이에서 실제 나이를 뺀 값을 ‘뇌 노화 지수(BAI)’로 정했다. 이 지수가 높을수록 뇌의 연결 양상이 실제 나이보다 더 나이 든 사람의 뇌에 가깝다는 뜻이다.

분석 결과, 세 집단 모두에서 뇌가 실제 나이보다 늙은 것으로 추정된 사람들은 대체로 작업기억과 실행기능 검사 점수가 낮았다. 작업기억은 정보를 머릿속에 잠시 유지하며 활용하는 능력이다. 실행기능은 집중하고 계획을 세우며 일을 체계적으로 처리하는 데 쓰인다.

뇌 노화 지수가 높은 사람들은 우울 증상도 더 많이 보고했다. 이러한 양상에는 기억과 관련된 뇌 영역, 자신과 자신의 경험을 생각할 때 관여하는 뇌 영역이 반복적으로 연결돼 있었다.

연구진은 세 집단 중 한 집단의 대변 검체도 분석했다. 높은 뇌 노화 지수는 특정 장내 세균과 여러 대사산물의 차이와 관련이 있었다. 여기에는 특정 지방 분자와 콜레스테롤 관련 화합물, 에스테트롤이라는 호르몬의 낮은 수치가 포함됐다.

이러한 생물학적 신호와 관련된 경로는 면역계와 혈관 기능, 뇌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 세포의 에너지 생산 과정에 걸쳐 있었다.

앞선 연구에서는 주로 고령자나 이미 신경계 질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더 젊고 전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에서도 뇌 나이의 차이가 인지기능과 기분, 장내 환경과 관련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처치 공동소장은 “뇌 노화는 나이가 들었을 때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니며, 생물학적 신호는 수십 년 전부터 감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뇌 변화와 장내 미생물군, 대사산물의 연결고리를 살피면 인지기능이나 기분 관련 문제가 생길 위험이 높은 사람을 더 일찍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장 건강을 표적으로 삼는 접근이 건강한 뇌 노화를 도울 수 있을지 탐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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