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쌀해진 날씨에 찬 바람까지 불면서, 슬픈 일도 없는데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눈물흘림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눈물흘림증은 말 그대로 ‘눈물이 얼굴로 흘러내리는’ 질환이다. 눈물은 눈물샘에서 생성돼 눈을 촉촉이 적신 뒤 눈물점을 통해 코 안쪽으로 흘러간다. 이 과정에서 눈물샘이 과도하게 자극돼 눈물이 지나치게 많이 생성되거나, 눈물길에 문제가 생겨 눈물이 잘 배출되지 않을 때 눈물흘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눈물이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지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뜻밖에도 ‘안구건조증’이다.
안구가 건조한데 왜 눈물이 더 많이 나는 것일까.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라면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까.
눈물흘림증의 원인과 진단법, 치료 방법에 대해 코메디닷컴이 박정열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에게 물어봤다.
Q1. 눈물흘림증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안구건조증이 있어도 눈물흘림증이 생길 수 있나.
A. 눈이 건조하면 우리 몸은 눈물이 부족하다고 인식해 눈물샘에서 눈물을 더 많이 만들어낸다. 이렇게 과도하게 생성된 눈물이 얼굴로 흘러내리고, 이를 반복해서 닦으면서 생긴 자극이 다시 눈물 분비를 촉진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안구건조증 외에도 알레르기 결막염이나 이물질, 찬바람 등으로 눈이 자극받으면 눈물이 과도하게 생성될 수 있다. 눈물을 배출하는 ‘펌프 기능’이 떨어져도 눈물흘림증이 생길 수 있다. 눈을 깜빡일 때 눈 주변 근육이 펌프처럼 작용해 눈물을 눈물길로 내려보내는데, 나이가 들면서 눈꺼풀이 이완되거나 힘이 약해지면 이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Q2. 어느 정도로 눈물을 많이 흘려야 ‘눈물흘림증’을 의심해볼 수 있을까.
A. 보통 눈물이 하루에 다섯 번 이상 얼굴로 흘러내리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라면 눈물흘림증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여성 환자들은 “눈물 때문에 화장이 계속 지워진다”고 말할 정도로 눈물이 많이 흐르기도 한다. 운전할 때 눈물 때문에 앞차 번호판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눈물흘림증은 단순히 눈물이 흐르는 것 외에도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눈물이 눈물주머니에 오랜 시간 고여 있으면 눈곱이 끼거나 눈이 충혈될 수 있다. 감염이 생기면 눈물주머니 주변이 붓거나 빨갛게 변하고, 고름이 흘러나오는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Q3. 눈물흘림증은 어떤 기준으로 진단하나.
A. 병원에서는 언제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했는지, 하루에 몇 번 정도 눈물을 닦아내야 할 만큼 많이 흐르는지 등을 자세히 문진한다. 최근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받았는지도 확인한다. 특정 항암제는 눈물길을 폐쇄할 수 있으며, 방사선치료 후 눈물길이 좁아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문진이 끝나면 현미경을 통해 속눈썹 상태를 자세히 살핀다. 속눈썹 모낭에는 기본적으로 진드기가 존재할 수 있는데, 개체 수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눈에 자극을 줄 수 있다. 그 외에도 눈꺼풀의 기름샘이 막혀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고 있지는 않은지, 눈물길을 통해 눈물이 제대로 배출되는지 등을 검사한다. 마지막으로 비강 내시경을 통해 코 안쪽에도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
Q4. 눈물길이 막혔다면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나.
A. 눈꺼풀이나 속눈썹에 진드기가 많은 경우에는 온찜질과 함께 진드기 제거를 위한 눈꺼풀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를 한 달 정도 꾸준히 사용하면 상태가 개선되기도 한다.
상태가 심각할 때는 수술적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눈물길 수술에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막힌 눈물길에 실리콘관을 삽입하는 방법이다. 눈물길이 완전히 폐쇄돼 있거나 눈물주머니에 염증이 있을 때는 눈물주머니를 둘러싼 뼈 일부를 제거한 뒤 눈물주머니를 열어 내부 염증을 제거하고 새로운 눈물길을 만들어주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과거 외상을 입었거나 항암치료 등을 받은 뒤 눈물소관이 완전히 좁아지거나 막혔을 때는 유리관을 삽입해 눈물이 배출될 수 있는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주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Q5. 눈물흘림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A. 사실 눈물길 자체가 막히는 것을 완전히 예방하기는 힘들다. 다만 TV나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화면을 오랫동안 보거나 에어컨의 찬바람 또는 히터의 뜨거운 바람을 직접 쐬는 행동은 눈을 자극해 반사적으로 눈물이 많이 나오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자극을 피하는 것이 눈물흘림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외에도 눈꺼풀 주변에 화장품이나 선크림 등의 잔여물이 많이 남아 있는데 제대로 세정하지 않으면 눈물흘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잔여물이 눈물길이 막히는 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눈꺼풀 주변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