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자매가 6주 간격으로 유방암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두 사람은 모두 가슴에서 통증 없는 멍울이 발견되는 증상을 겪었다. 자매는 이후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항암치료와 유방절제술을 차례로 받았다.
영국 북아일랜드 아마주 실버브리지에 사는 아이슬링 무키언은 31세였던 2025년 4월 한쪽 가슴에서 멍울을 발견했다. 당시 그는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건강한 식사를 하며 직장생활과 두 아이의 육아를 병행하고 있었다.
아이슬링은 피로감도 느꼈지만 한 살과 세 살 아이를 키우느라 지친 것으로 생각했다. 가슴의 멍울 역시 작은 낭종이나 근육 문제일 것으로 여겼다. 혹시 몰라 검사를 받은 결과 3기·3등급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R 양성) 유방암으로 확인됐다.
그는 아일랜드 방송 프로그램 ‘아일랜드 AM’에 언니와 함께 출연해 “암이 내 삶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진단을 들었을 때도 현실로 와닿지 않았고, 약 1년이 지난 지금도 실제로 일어난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아이슬링이 진단받은 지 2주 뒤, 당시 34세였던 언니 아인 말리도 자신의 한쪽 가슴에서 멍울을 발견했다. 동생에게 멍울을 만져봐 달라고 부탁했고, 모양은 서로 달라 보였지만 아인은 같은 병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검사 결과 아인도 3등급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는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모두 양성이었으며, 림프절까지 퍼진 상태였다. 이후 두 자매에게서 모두 BRCA2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
아이슬링은 한쪽 유방을 절제한 뒤 유방재건술을 받았다. 아인도 단측 유방절제술을 받았다. 아인의 항암치료와 수술은 동생보다 6주 늦게 진행됐다. 먼저 치료를 경험한 아이슬링은 항암치료 단계마다 느꼈던 점과 수술 과정에 관해 조언했다.
아이슬링은 “암 진단을 받으면 매우 외로울 수 있다”며 “자매가 같은 과정을 함께 겪으면서 외로움이 조금 줄었다”고 말했다. 아인 역시 동생의 경험을 통해 치료를 준비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소냐 보바트 박사는 유방암이 항상 멍울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피부 발진과 붉은 기, 열감, 양쪽 유방의 크기 변화, 유두 분비물, 유두 함몰, 유두 주변의 습진과 같은 변화도 살펴야 한다.
그는 “평소와 다른 변화가 보이거나 가벼운 불편감이 계속되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두 자매가 발견한 멍울처럼 아프지 않은 멍울도 유방암의 의심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증 없는 멍울도 확인해야…유방암에서 가장 흔한 증상
유방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때가 많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위 자매에서 나타난 것 처럼 통증 없이 만져지는 멍울이다. 겨드랑이 멍울, 유방 모양이나 크기의 변화, 피부 함몰·부종·붉어짐, 유두 함몰, 피가 섞인 유두 분비물, 잘 낫지 않는 유두 습진도 나타날 수 있다. 통증이 없다고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국내에서 유방암은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중앙암등록본부가 2026년 발표한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여성 유방암 신규 환자는 2만9715명으로 여성 암 환자의 21.6%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9.2%로 가장 많았고 40대 28.9%, 60대 22.1% 순이었다.
유방암 유전자로 알려진 BRCA1과 BRCA2는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다. 이 유전자의 병적 변이를 물려받으면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이 커지고 암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생길 수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BRCA1 또는 BRCA2 병적 변이를 물려받은 여성의 60% 이상이 평생 유방암을 겪는다. 변이가 있다고 모두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50세 이전에 유방암을 진단받았거나 가까운 가족 여러 명에게 유방암이 나타났다면 유전상담과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국내 국가암검진은 증상이 없는 40세 이상 여성에게 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권고한다. 새로 생긴 멍울이나 피부·유두 변화가 있다면 나이와 정기검진 시기에 관계없이 의료기관에서 진찰과 영상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방촬영술과 초음파검사에서 의심 병변이 보이면 조직검사로 암 여부를 확인한다. BRCA 병적 변이처럼 위험도가 높은 여성은 일반 검진보다 이른 나이부터 유방 MRI와 유방촬영술을 포함한 별도의 검진 계획이 필요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