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6일 (수)

태닝 잘됐다 생각했는데 점차 ‘검갈색’으로… 29세女, 쓰러진 뒤 발견된 희귀병

부신 망가져 코르티솔 부족해지는 ‘애디슨병’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건강하던 미국 20대 여성이 피부가 검갈색으로 변하고 구토하는 등 이상 증상으로 쓰러진 후 희귀질환 애디슨병을 진단받은 사실이 전해졌다. 사진=SNS

피부 태닝이 잘 됐다고만 생각하던 20대 여성이 결국 쓰러진 뒤 희귀질환을 진단받은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미국 매체 피플(People)에 따르면 영국 콘월에 사는 두 아이 엄마 포피 가이(29)는 지난해 7월부터 몸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팔에는 이전에 없던 반점이 생겼다. 아침마다 심한 메스꺼움을 느끼고 구토도 했다. 가이는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았지만 당시에는 불안 증상이라는 설명만 들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상태는 더 나빠졌다. 일어서면 심하게 어지러웠고 하루에도 여러 번 토했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찼다. 그러던 지난 5월 가족과 스페인 말라가로 여행을 떠났다. 가족끼리 누가 더 태닝이 잘 되는지 장난 삼아 경쟁도 했다. 평소 햇볕에 잘 타는 편이던 가이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피부색이 평소와 다르게 변해갔다. 포피는 “보통 예쁜 황금빛 갈색으로 타는데, 피부가 말 그대로 검게 변했다”며 “거의 검갈색이었다”고 했다.

귀국한 뒤 포피는 자신의 증상이 애디슨병(Addison’s disease)과 관련 있을 가능성을 의사에게 이야기했고 진료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약 일주일 뒤 집에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다 갑자기 쓰러졌다. 어머니가 의식을 잃은 포피를 발견했다.

병원 검사 결과 몸에 필요한 부신 호르몬이 심하게 부족해진 급성 부신기능부전 상태였다. 혈압과 혈당 등이 급격히 떨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상황이다. 검사 끝에 '애디슨병'도 최종 확인됐다.

병을 진단받기 전 몸이 마르며 피부가 검갈색으로 변하던 때 포피의 모습. 사진=SNS

포피는 “그날 치료를 못했다면 아마 지금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포피는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현재는 하루 11정의 약을 복용하며 애디슨병을 관리하고 있다. 다만 걷는 데 어려움이 남아 휠체어와 보행 보조기를 사용하며 재활치료를 받는 중이다.

콩팥 위 ‘부신’ 망가지는 병… 피부는 왜 검게 변할까?

애디슨병은 ‘원발성 부신기능저하증’이라고도 한다. 콩팥 바로 위에 있는 작은 기관인 부신이 손상돼 몸에 꼭 필요한 호르몬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는 병이다.

대표적인 호르몬이 코르티솔과 알도스테론이다. 코르티솔은 혈압과 혈당을 유지한다. 감염이나 부상 등 몸에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 이를 견딜 수 있게 돕는다. 알도스테론은 몸속 소금과 수분의 균형을 조절하고 혈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애디슨병 환자의 피부가 유난히 어두워지는 것도 호르몬 변화 때문이다. 코르티솔이 부족해지면 뇌는 부신을 더 강하게 자극하기 위해 ACTH(부신피질자극호르몬)를 많이 분비한다. 이 과정에서 피부 색소를 만드는 세포도 함께 자극받는다. 멜라닌 색소가 늘면서 피부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짙어질 수 있다.

특히 피부가 접히는 부위와 흉터, 팔꿈치, 무릎, 손가락 관절 등이 짙어질 수 있다. 입술이나 입 안쪽 점막까지 어두워지기도 한다.

피부색 변화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만성 피로와 근육 약화,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복통 등이 생길 수 있다. 메스꺼움이나 구토도 흔하다. 혈압이 낮아져 일어설 때 심하게 어지럽거나 실신하기도 한다. 짠 음식이 유독 당기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원인은 대부분 면역체계 이상이다.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체계가 실수로 자신의 부신을 공격하는 것이다. 결핵 같은 감염병이나 부신 출혈, 암이 부신으로 전이된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국내에서도 매우 드물어… 심하면 급성 부신기능부전 위험

애디슨병은 매우 드문 질환이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에 따르면 선진국에서는 인구 100만 명당 약 100~140명이 앓는다고 추정된다.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며 30~50세에서 비교적 흔하지만 어느 연령에서든 생길 수 있다.

국내에서는 발생률이 더 낮게 보고된 바 있다. 대한내분비학회 연구진이 국내 30개 2·3차 의료기관에서 2000~2014년 진단·치료받은 원발성 부신기능저하증 환자를 조사한 결과 269명이 확인됐다. 연구진이 추정한 유병률은 인구 100만 명당 4.17명, 연간 발생률은 100만 명당 0.45명이었다. 다만 전국 모든 환자를 조사한 최신 통계가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

애디슨병 자체를 확실하게 막는 예방법은 없다. 자가면역 반응을 생활습관만으로 예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병을 진단받은 뒤에는 급성 부신기능부전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는 부족한 호르몬을 약으로 보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르티솔 대신 주로 하이드로코르티손 같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코르티솔과 비슷하게 작용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를 복용한다. 알도스테론이 부족하다면 플루드로코르티손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 평생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한다.

특히 감염이나 수술, 큰 부상처럼 몸에 강한 스트레스가 생기면 평소보다 많은 코르티솔이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만큼 호르몬이 공급되지 않으면 급성 부신기능부전이 생길 수 있다. 심한 구토와 복통, 탈수, 저혈압이 나타나기도 한다. 혈당이 떨어지거나 의식을 잃기도 한다. 치료가 늦으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