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3일 (일)

“땀 흘리지 않으면… 근육도 없다”…‘이것’ 섭취로는 어림없는 까닭

근육 단백질 합성 경로의 활성화엔…단백질 섭취와 저항성 운동 병행 필수
단백질 많이 먹어도… 운동하지 않으면 근육 안 생기고, 콩팥 부담에 영양 불균형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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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이 작은 덤벨(아령)로 운동을 하고 있다. 단백질 성분을 아무리 많이 섭취해도 근력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근육이 늘어나지 않으며, 단백질을 너무 많이 먹으면 콩팥 건강을 해치거나 영양 불균형을 부를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단백질 보충제나 단백질 강화식품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근력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근육이 늘어나지 않으며, 단백질 과잉 섭취는 콩팥 건강을 해치거나 영양 불균형을 부를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미국 리치먼드대 린다 M. 볼랜드 생물학 교수는 “단백질 섭취가 고강도의 저항성 운동, 즉 근력 운동과 결합했을 때에만 근육의 힘과 크기·기능이 개선된다”고 강조했다. 호주 비영리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쓴 칼럼에서다.

영화 ‘록키’(한국 개봉 1977년)에서 주인공인 복서 록키 발보아(실베스터 스탤론 분)는 이른 아침에 날달걀을 몇 개 깨서 마시고 강도 높은 훈련을 한다. 이 장면은 달걀을 통한 단백질 섭취와 강인함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오늘날에는 날달걀 대신 단백질 셰이크, 단백질 바·스낵, 단백질 강화 음료 등으로 단백질을 보충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트 진열대는 단백질을 첨가한 시리얼·칩·빵 등으로 넘쳐나고 단백질 보충제의 세계 시장 규모는 약 27조7288억원(200억 달러)으로 커졌다.

신경 및 근육 세포 기능을 연구하는 생물학자인 볼랜드 교수는 “단백질 보충제의 시장 규모가 엄청나게 커진 것은 과학적 사실보다 마케팅 상술이 앞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번지고 있는 ‘단백질 만능주의’ 마케팅의 허상을 짚은 셈이다.

근육 세포는 음식으로 들어오는 단백질만으로는 스스로 크지 않는다. 근육 단백질 합성 경로가 활성화되려면 근육에 강한 부하와 물리적 스트레스를 가하는 저항성 운동(근력 운동)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팀이 65세 이상 건강한 노인 1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2021년)에 따르면 단백질 섭취가 고강도 저항성 운동과 결합했을 때에만 근육의 크기와 근력, 기능이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땀 흘려 근육을 수축·이완시키는 물리적인 자극이 없다면 단백질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신체에 ‘근육을 만들고 복구하라’는 신호가 전달되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올해 1월 성인의 ‘하루 식이 단백질 권장 섭취량’(RDA)을 기존의 체중 1kg당 0.8g에서 1.2~1.6g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몸무게 약 68kg 성인의 경우 단백질을 하루 54g에서 80~110g으로 늘려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는 단백질의 결핍 예방을 넘어 건강 최적화를 겨냥한 조치다.

그러나 필요한 단백질의 섭취량은 개인의 연령, 성별, 활동량, 지병(기저질환)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대다수 건강한 성인은 일상 식사로 이미 충분한 양을 섭취하고 있어 굳이 결핍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많은 영양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단백질이 몸 안에서 쓰이지 않고 남으면, 근육이 되지 못하고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체내에서 분해된 여분의 아미노산은 간에서 대사돼 소변으로 나오거나 체지방으로 쌓인다. 특히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단백질 대사의 부산물인 요소를 걸러내는 콩팥에 지나치게 큰 여과 부담을 주고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시판되는 단백질 가공식품은 당류·포화지방·나트륨의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아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고단백 간식에 의존하다 보면 식이섬유와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한 채소·과일·통곡물 등의 섭취가 줄어 전반적인 영양 균형이 깨지기 쉽다.

체내 흡수율 측면에서 조심해야 할 점도 있다. 영화 속 록키가 마셨던 날달걀은 익힌 달걀보다 소화 흡수율이 떨어진다. 단백질은 가열 조리 과정을 거쳐야 단백질 분자 구조가 풀려 소화 효소가 작용하기 쉬워진다. 단백질 보충제나 가공식품에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자연식품을 골고루 섭취하고 반드시 땀 흘리며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록키처럼 날달걀을 마시는 것이 삶아 먹는 것보다 단백질 흡수에 더 좋은가요?

A1. 그렇지 않습니다. 날달걀의 단백질 흡수율은 약 50% 수준에 그칩니다. 반면 달걀을 익히면 소화 흡수율이 90% 이상으로 크게 높아집니다. 열을 가해야 단백질 구조가 변성돼 소화 효소가 분해하기 쉬운 형태로 바뀝니다.

Q2. 운동을 아예 하지 않고 단백질 셰이크만 마셔도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되나요?

A2. 신체에 물리적 저항을 주는 근력 운동을 하지 않고 단백질만으로는 근육을 만들거나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근육 합성을 자극하는 신호가 없으면 여분의 단백질은 근육으로 가지 않고 간과 콩팥을 거쳐 소변으로 빠져나가거나 지방으로 쌓입니다.

Q3. 시중에 파는 단백질 바는 일반 과자나 사탕보다 건강에 좋은가요?

A3. 단백질 바를 건강식품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도 맛과 식감을 내기 위해 당류·포화지방·인공감미료 등을 많이 첨가한 제품이 많습니다. 영양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고 생선·두부·달걀·콩류 등 가공되지 않은 자연식품으로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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