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릎과 발목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30대 남성이 운동신경세포질환(MND)을 진단받고 전신이 거의 마비된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다르면 토머스 하인스(33)는 무릎이 아프고 발목이 저리는 것을 단순 통증으로만 생각했다. 아내 제이드(31)가 병원에 가보라고 권했지만 곧 괜찮아질 것이라며 한동안 증상을 무시했다. 그러다 발이 아래로 처지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자주 넘어졌고 걷기도 힘들어졌다. 반려견과 해변을 산책하다 아무리 애써도 뛰기가 힘들다는 상태를 깨닫고 병원을 찾았다.
2023년 5월이었다. 당시 담당 의사마저도 근육 문제로 판단해 물리치료를 권했다. 하지만 상태는 계속 악화했다. 그해 6월 결혼식에서는 예식장 주변을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심각하다 여긴 그는 이후 자기공명영상(MRI)과 혈액검사, 요추천자 등 약 20가지 검사를 받았다.
의료진은 2023년 11월 토머스에게 운동신경세포질환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당시 31세였던 그는 앞으로 3~5년 정도 살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부부는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던 중이었다.
토머스는 “작은 진료실에서 아내가 무너져 울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죽음을 앞두고 병이 진행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는 말을 듣는 기분은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단 받은 지 3년 정도 지난 현재 토머스는 목과 발가락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며, 말도 알아듣기 어려울 만큼 약해졌다. 집에는 호흡보조기와 기침보조기, 천장형 이동 리프트, 시선추적 컴퓨터 등 각종 의료장비가 설치돼 있다. 그는 “병의 단계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산을 넘어야 한다”며 “장비 하나하나가 기본적인 생존과 의사소통에 꼭 필요하다”고 했다.
동물병원 간호사인 아내는 남편을 돌보기 위해 근무를 일주일에 하루로 줄였으며, 자신도 희귀 자가면역질환인 에반스증후군을 앓고 있다. 이 병은 면역체계가 자신의 적혈구와 혈소판을 공격해 파괴하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이다. 적혈구가 감소하면 빈혈과 심한 피로, 어지럼증,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혈소판이 줄면 쉽게 멍이 들거나 코피와 잇몸 출혈이 발생한다.
부부는 의료장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고 함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온라인 모금을 시작했다. 토머스는 “내 꿈은 그저 아내와 함께 늙어가는 것”이라며 “앞으로 닥칠 일에 짓눌리지 않고 아내와 아름다운 추억을 최대한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근육 아닌 ‘운동신경’이 먼저 손상…가장 흔한 ALS, 국내 연 10만 명당 1.2명
운동신경세포질환(MND)은 뇌와 척수에서 근육의 움직임을 지시하는 운동신경세포가 서서히 손상되는 질환군이다. 신경에서 명령을 받지 못한 근육은 점차 약해지고 위축된다.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이 가장 흔하며, 진행성 연수마비, 진행성 근위축, 원발성 측삭경화증 등도 MND에 속한다. 감각신경보다 운동신경을 주로 침범해 초기에는 감각 이상보다 근력 저하가 두드러진다.
첫 증상은 한쪽 손의 힘이 떨어지거나 물건을 자주 놓치는 모습, 다리에 힘이 빠져 넘어지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발 앞부분을 들어 올리지 못하는 발처짐, 근육 떨림, 경련, 뻣뻣함도 주요 신호다.
얼굴과 목 근육에서 시작하면 발음이 흐려지고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진다. 병이 진행하면 걷기와 말하기가 힘들어지고 호흡근이 약해져 호흡보조기가 필요할 수 있다. 주로 50세 이후에 나타나지만 젊은 나이에도 발병한다.
질병관리청 희귀질환 정보에 따르면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모두 밝혀지지 않았다. MND 환자 약 10%는 가족력이 있으며, 나머지는 뚜렷한 가족력 없이 발생한다. 한 가지 검사만으로 확진할 수 없어 증상과 신경학적 진찰을 바탕으로 근전도·신경전도검사, 혈액검사,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한다.
유전성 질환이 의심되면 유전자검사도 진행한다. 목·허리디스크, 말초신경병증, 근육질환처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병을 제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2011~2015년 자료를 분석해 2019년 발표한 연구에서 새로 진단된 ALS 환자는 3049명이었고, 연평균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20명이었다. 2015년 유병률은 10만 명당 3.43명, 평균 진단 나이는 61.4세였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1.6배 많았다. 이 수치는 MND 전체가 아닌 가장 흔한 유형인 ALS를 집계한 결과다.
현재 손상된 운동신경세포를 되살리는 완치법은 없다. ALS 치료에는 병의 진행을 늦추는 리루졸과 에다라본이 쓰이며, SOD1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일부 환자를 위한 표적치료제도 개발됐다. 약물과 함께 비침습적 호흡보조, 영양 공급, 물리·작업치료, 의사소통 보조기기를 제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ALS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증상 발생 후 약 3~5년으로 알려졌지만 진행 속도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고 10년 이상 생활하는 환자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