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0일 (목)

“TV나 폰 오래 본 아이, 인지력 떨어질까?”...8년 추적해보니 의외의 결과가?

핀란드 청소년 260명 분석…화면 사용 많을수록 인지 처리 능력 높아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어린 시절부터 화면을 많이 사용한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더 나은 인지 처리 능력을 보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TV,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 이용 등을 모두 포함해 화면 사용 시간이 길면 아이의 인지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런 인식과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어린 시절부터 화면을 많이 사용한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더 나은 인지 처리 능력을 보였다는 것. 화면을 얼마나 오래 보는지만큼 무엇을 하며 이용하는지가 중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핀란드 이위베스퀼레대 페트리 얄란코 박사과정 연구원이 참여한 연구진은 아동기부터 청소년기까지의 화면 사용과 신체활동, 좌식 행동이 청소년기 인지 처리 능력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분석해 국제학술지 《소아 운동과학(Pediatric Exercise Science)》에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아동의 신체활동과 영양을 조사하는 ‘PANIC 연구’ 참여자를 추적한 자료를 토대로 진행됐다. 이 PANIC 연구는 아이들을 평균 7~8세 무렵에 모집한 뒤 약 8년 동안 추적했고, 최종 인지 검사를 시행했을 때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이 15.8세였다. 분석 대상은 여학생 124명과 남학생 136명 등 모두 260명이었다.

연구진은 설문조사와 심박수와 움직임을 함께 측정하는 기기를 이용해 참가자들의 신체활동과 좌식 행동을 조사했다. 학습 능력과 주의력, 작업기억은 코그스테이트(CogState) 인지검사로 평가했다. 성별에 따른 차이와 신체활동 강도가 인지 처리 능력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봤다.

분석 결과, 어린 시절부터 화면 사용 시간이 많았던 아이일수록 청소년기의 인지 처리 능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면 사용을 주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기존 인식과 다른 결과다.

얄란코 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화면 사용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인지 처리 능력을 뒷받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중요한 것은 화면을 보면서 어떤 활동을 하느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학습과 창작, 문제 해결처럼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한 디지털 활동이 이번 결과를 설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구에서 화면 속 활동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한 것은 아니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신체활동과 인지 능력의 관계는 성별과 활동 유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여학생은 어린 시절부터 저강도 신체활동을 많이 할수록 청소년기의 작업기억 능력이 높았다. 남학생은 아동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지도받는 신체활동에 많이 참여할수록 작업기억 능력이 높았다.

예상 밖의 결과도 나왔다. 설문에서 지도받지 않고 스스로 한 신체활동이 적다고 답한 청소년이 더 나은 인지 처리 능력을 보였다. 반면 심박수와 움직임을 측정하는 기기로 확인한 신체활동량과 좌식 시간은 인지 처리 능력과 관련이 없었다.

연구진은 측정 방법의 차이가 결과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측정 기기는 움직임과 생리적 활동을 기록할 수 있지만, 참가자가 활동하거나 앉아 있는 동안 정확히 무엇을 했는지는 구분하지 못한다.

얄란코 연구원은 “신체활동과 좌식 행동이 인지 처리 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복잡하며 성별, 활동 유형, 측정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며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신체활동의 유형도 남학생과 여학생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화면 사용 시간과 인지 처리 능력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준 관찰연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화면을 오래 사용했기 때문에 인지 처리 능력이 좋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얄란코 연구원은 “화면 사용을 해롭기만 한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신체활동과 능동적 사고를 촉진하는 화면 이용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과관계와 성별 차이를 확인하고 신체활동 강도가 인지 처리 능력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밝히려면 중재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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