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9일 (일)

생후 54일 아기 혀가 갑자기 검게 변했다… 뜻밖의 이유는?

곰팡이 감염 의심했지만 검사 결과 음성… 약 없이 부드럽게 닦자 2주 만에 사라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생후 54일 여아의 혀에서 흑모설이 발생한 사례가 공개됐다. 오른쪽 아래 사진은 첫 진찰 당시 아기의 혀가 까맣게 변해있는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상증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

생후 54일 된 여자 아기의 혓바닥이 검게 변하는 보기 드문 사례가 보고됐다. 처음에는 곰팡이 감염을 의심했지만 정체는 ‘흑모설(黑毛舌)’이었다.

일본 오카야마대 구강악안면외과 의료진에 따르면, 아기의 혀에 검은 병변이 처음 발견된 것은 생후 한 달 무렵이었다. 건강검진에서 발견돼 소아과에서 지켜봤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생후 54일째 오카야마대 병원으로 의뢰됐다.

아기는 건강 상태가 좋았고 모유만 먹고 있었다. 태어난 뒤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등 약을 먹은 적도 없었다. 어머니 역시 출산 이후 흑모설과 관련될 만한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

아기의 혀 윗면에는 검은빛이 도는 갈색 병변이 있었다. 마치 털이 난 것처럼 보였다. 거즈로 문질러도 바로 닦이지 않았다. 검사에서는 구강 칸디다증(곰팡이균인 칸디다가 입안에서 증식하는 병)도 의심했지만 칸디다균은 발견되지 않았다.

검은 ‘털’처럼 보였지만 실제 털 아니었다

의료진이 내린 진단은 흑모설이었다. 흑모설은 혀 표면에 있는 작은 돌기인 ‘실유두’가 정상적으로 떨어져 나가지 않고 길어지면서 생긴다. 길어진 돌기 사이에 세균이나 음식물 찌꺼기 등이 쌓이면서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보일 수 있다. 실제 털이 자라는 것은 아니다.

흑모설은 대부분 위험하지 않은 양성 질환이다. 주로 성인에게 나타난다. 구강 위생이 좋지 않거나 항생제·스테로이드를 사용한 경우, 입안이 마르는 경우, 흡연 등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생아와 어린 영아에게 생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번 아기에게서는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전까지 보고된 영아 흑모설 사례는 12건이었다. 이번 사례를 더하면 총 13건이다. 이들 영아 사례의 추정 원인으로 ▲허브 제품이나 비타민제 등에 따른 입안 산성화 ▲균혈증 ▲혀에 닿은 이물질 등이 보고된 적이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이번처럼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오카야마대 구강악안면외과 마사노리 마스이 교수는 “영아의 혀 윗면에 검은 병변이 나타났다면 드물지만 흑모설도 고려해야 한다”며 “이 질환이 양성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면 불필요한 항진균제 치료나 침습적인 검사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약 쓰지 않고 부드럽게 닦았더니 2주 만에 사라져

아기에게 특별한 약물 치료는 하지 않았다. 부모에게 거즈와 부드러운 스펀지 브러시로 혀 윗면을 조심스럽게 닦아주도록 했다.

이후 검은 병변은 점차 얇아졌다. 생후 67일째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완전히 사라져 혀가 원래 색으로 돌아와 있었다. 매일 부드럽게 관리하면서 쌓인 각질과 찌꺼기가 조금씩 제거된 것으로 의료진은 추정했다. 입안 점막이 새롭게 바뀌는 데 보통 14~24일 정도 걸린다는 점도 이번 회복 기간과 비슷했다. 이후 재발도 없었다.

마스이 교수는 "영아에서 흑모설이 의심되고 위험한 징후가 없다면 불필요한 약이나 검사를 서둘러 시행하기보다 부드럽게 혀를 청소하면서 단기간 경과를 살펴보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례는 국제학술지 《임상증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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