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0일 (월)

손선풍기보다 양산 먼저…찜통더위 버티는 순서 따로 있다

직사광선 먼저 가린 뒤 땀 증발 도와야…극심한 폭염엔 손선풍기만으론 부족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휴대용 선풍기로 얼굴을 식히는 모습. 손선풍기는 땀의 증발을 도와 더위를 덜 느끼게 하지만, 햇빛이 몸에 전달하는 복사열까지 막아주지는 못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 손엔 양산, 다른 손엔 손선풍기.

찜통더위에 하나만 챙겨야 한다면 무엇을 고를까.

직사광선 아래를 걸어야 한다면 양산이 먼저다. 손선풍기는 바람을 만들지만 햇빛이 몸에 전달하는 열까지 막지는 못한다.

햇볕이 더하는 열부터 막아야

햇볕 아래에서 유독 후끈거리는 이유는 기온에 더해 햇빛이 몸에 직접 전달하는 열, 즉 복사열까지 받기 때문이다. 손선풍기는 이 열을 차단하지 못한다. 땀이 잘 마르도록 도와 시원하게 느끼게 할 뿐이다.

양산은 직사광선을 가려 몸으로 들어오는 열을 줄인다. 머리와 얼굴뿐 아니라 어깨와 상체 일부까지 그늘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본 연구진이 강한 햇볕 아래에서 측정한 결과, 양산을 썼을 때 머리 높이의 열 스트레스 지표가 그늘이 없을 때보다 평균 1.8도 낮았다. 이 지표는 기온과 습도, 햇빛의 열기, 바람을 함께 반영한다.

모자도 볕을 가릴 수 있지만 그늘의 범위가 좁다. 통풍이 잘되지 않으면 머리 주변에 열이 머물 수도 있다. 오랫동안 야외를 걸어야 한다면 양산이나 차광 우산이 더 유리하다.

손선풍기는 냉방기가 아니다

손선풍기는 주변 공기의 온도를 낮추지 않는다. 피부에 바람을 보내 땀의 증발을 돕는다. 땀이 증발할 때 피부의 열도 함께 빠져나가 시원하게 느껴진다. 그늘이나 실내에서는 체감 더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손선풍기의 바람은 주로 얼굴과 목 주변에 닿아 온몸을 식히는 냉방 수단으로 보기는 어렵다. 공기가 매우 습해 땀이 잘 마르지 않으면 냉각 효과도 줄어들고, 기온이 지나치게 높은 날에는 뜨거운 바람이 오히려 몸에 열을 더할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기온이 40도를 넘으면 선풍기 바람이 몸을 더 데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매우 더운 날에는 선풍기만으로 온열질환을 막을 수 없다며, 냉방이 되는 장소에서 몸을 식히도록 권고한다. 노인과 만성질환자, 이미 수분이 부족한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양산으로 가리고, 손선풍기는 보조로

야외에서는 양산으로 햇볕부터 가리고 손선풍기로 땀의 증발을 돕는 편이 낫다. 여기에 물을 자주 마시고 그늘이나 냉방 공간에서 쉬어야 온열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 온열질환자는 4460명으로, 2024년 3704명보다 20.4% 늘었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9명이었다. 특히 7월 20일부터 31일까지 12일 동안 한 해 환자의 약 30%인 1341명이 발생했다.

양산은 우선 챙겨야 할 도구지만 완전한 폭염 대책은 아니다. 골프와 축구, 야외 행사, 현장 근무처럼 여러 시간 햇볕에 노출되는 활동이라면 가능한 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로 일정을 옮기는 게 좋다.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를 피하기 어렵다면, 일정한 간격으로 그늘이나 서늘한 실내에 들어가 몸을 식혀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사진=순천향대 부천병원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그늘막과 차광 우산은 여름철 야외 활동에서 생명을 지키는 가장 단순하지만 확실한 예방법"이라며 "무더운 날씨에 꼭 야외 활동을 해야 한다면 온열질환 예방 행동 요령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어지러움과 두통, 메스꺼움, 근육경련, 지나치게 많은 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멈춰야 한다.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한 뒤 몸의 열을 식힌다.

의식이 뚜렷할 때만 물이나 스포츠음료를 천천히 마시게 한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쓰러졌다면 물을 억지로 먹이지 말고 곧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

볕이 강한 날엔 가방에 손선풍기만 넣지 말고 양산도 챙기자. 직사광선을 먼저 가리고, 바람으로 땀의 증발을 도운 뒤 물과 휴식을 더하는 것이 온열질환을 막는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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