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7일 (금)

“그냥 생리양 많다고 넘겼는데”…女 ‘이 장애’ 진단까지 男보다 14년 더 걸려

《랜싯 혈액학》 보고서 “과다 월경 출혈은 출혈장애 신호일 수 있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많은 여성이 생리량 증가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지만, 실제로는 혈액이 제대로 응고되지 않는 출혈장애의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리양이 많아졌나 보다.” 많은 여성이 생리량 증가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지만, 실제로는 혈액이 제대로 응고되지 않는 출혈장애의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성은 이런 증상을 발견하고도 단순한 과다 월경으로 여기고, 평균 14~16년이 지나서야 출혈장애 진단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평균 진단 기간이 약 2년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세계 여성 건강 및 혈액학 위원회는 최근 여성 출혈장애 진단 지연 문제를 분석한 보고서를 국제 학술지 《랜싯 혈액학(The Lancet Haematology)》에 발표했다. 보고서는 여성 건강과 혈액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기존 연구와 임상 자료를 검토해 여성 출혈장애의 진단 격차를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한 내용이다. 연구진에는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암 연구소의 고전적 혈액학 책임자인 사무엘슨 배노우 박사 등이 참여했다.

분석 결과, 출혈장애를 가진 여성 상당수가 진단을 받기 전 오랜 기간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여성의 과다 월경 출혈이 유전성 출혈장애의 첫 번째 신호일 수 있지만, 의료 현장에서 이를 단순히 생리량이 많은 것으로 판단하거나 충분히 평가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출혈장애는 혈액 응고 과정에 문제가 생겨 출혈이 오래 지속되는 질환이다. 여성에게는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폰빌레브란트 인자가 부족해 발생하는 폰빌레브란트병이 비교적 흔하다. 증상으로는 생리량 증가, 코피, 쉽게 생기는 멍 등이 있으며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출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보고서는 생리량이 많아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을 정도라면 출혈장애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생리가 7일 이상 지속되거나, 2시간 이내에 생리대나 탐폰을 교체해야 할 정도의 출혈이 있거나, 큰 혈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대표적인 확인 신호다.

특히 의료 도움을 요청하는 청소년 여성 중 최대 20%가 출혈장애를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검사를 받지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진은 여성과 소녀들이 정기적인 월경 건강 평가를 받고, 필요한 경우 혈액학 전문의에게 쉽게 연결될 수 있는 진료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출혈장애와 관련된 철분 결핍을 확인하는 검사와 출산 후 출혈 관리 개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현재 여성과 소녀들의 출혈장애 평균 진단 기간을 2035년까지 2년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보고서 대표 저자인 배노우 박사는 “여성 건강 분야에서 해결 가능한 중요한 격차”라며 “여성의 혈액학적 치료를 개선하는 것은 전 세계 건강 결과를 향상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밝혔다.

출혈장애에는 폰빌레브란트병 외에도 제7인자 결핍증, 제11인자 결핍증, 글란즈만 혈소판무력증, 베르나르-술리에 증후군 등이 있으며, 대부분 치료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 다만 일부 환자는 수술이나 외상 후 심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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