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증을 줄이는 데 자주 쓰이는 스테로이드 약의 위험성은 잘 알려졌다. 실제 스테로이드를 오래 사용한 뒤 얼굴이 달덩이처럼 붓고, 피부에 자주빛 줄무늬가 생긴 환자들의 사례가 보고됐다. 이 중 한 명은 약을 갑자기 끊은 뒤 사망했다.
인도 바갈코트에 있는 하나갈 슈리 쿠마레슈와르 약학대학 연구진은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 후 '의인성 쿠싱증후군'과 치명적인 '급성부신기능저하’가 발생한 환자 5명의 사례를 국제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최근 보고했다.
의인성 쿠싱증후군은 스테로이드 약을 오래 사용한 영향으로 얼굴이 둥글게 붓고 피부가 얇아지는 등 쿠싱증후군과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급성부신기능저하는 몸이 필요한 스트레스 호르몬을 갑자기 만들지 못해 혈압이 떨어지고 쇼크가 올 수 있는 응급 상황이다.
논문에 따르면 환자 5명은 12~65세 남성이었다. 당뇨 관련 피부질환, 기관지천식, 뇌전증성 뇌병증, 류마티스관절염, 골관절염 등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다. 환자 5명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증상은 ‘문페이스(moon face)’, 즉 얼굴이 둥글게 붓는 달덩이 얼굴이었다. 일부 환자에서는 피부 얇아지거나, 배 부위 피부가 검게 변하거나, 상처 낫지 않고, 배와 팔다리에 자주빛 줄무늬가 생기는 증상도 확인됐다.
가장 심각했던 환자는 32세 남성이었다. 그는 당뇨가 있었고, 피부 발진 치료를 위해 약 두 달간 덱사메타손 주사를 맞았다. 덱사메타손은 강한 스테로이드 약이다. 입원 당시 그는 퉁퉁 부은 얼굴, 피부 얇아짐, 배와 손이 자주빛으로 변하는 피부 변화, 잘 낫지 않는 다리 궤양이 있었다.
문제는 가려움, 구토 등의 문제로 입원한 첫날 덱사메타손이 갑자기 중단된 뒤 발생했다. 수액을 맞아도 혈압이 잘 오르지 않았고, 저혈당, 의식 저하, 저나트륨혈증, 고칼륨혈증이 나타났다. 저나트륨혈증은 혈액 속 나트륨이 부족한 상태, 고칼륨혈증은 칼륨이 너무 많은 상태다. 의료진은 이 경과가 급성부신기능저하로 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환자는 결국 여러 장기가 동시에 제 기능을 못 하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의료진은 “오래 사용한 스테로이드를 갑자기 끊으면 위축된 부신이 필요한 만큼의 호르몬을 바로 만들지 못해 급성부신기능저하가 올 수 있다”며 “장기간 사용한 스테로이드는 환자 상태에 맞춰 서서히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4명은 스테로이드를 한 번에 끊지 않고 용량을 서서히 줄였다. 일부는 몸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스테로이드만 보충하는 방식으로 치료받았다. 이들은 상태가 좋아져 퇴원했다.
연구진은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막으려면 필요한 경우에만, 가능한 가장 낮은 용량으로, 가장 짧은 기간 사용하는 원칙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스테로이드는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끊어서는 안 되며, 얼굴이 둥글게 붓거나 피부가 얇아지고 자주빛 줄무늬가 생기면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