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5일 (토)

코스닥 바이오 31곳, 시총·주가 ‘상폐 기준선’ 아래

시총 200억원 미만 또는 주가 1000원 미만 자체 집계…30거래일 연속되면 관리종목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고 나섰다. 사진=챗GPT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면서 코스닥 시장 내 저시총·저가주를 중심으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코스닥에는 중소 제약·바이오 기업과 기술특례 상장사가 다수 포진해 있어, 이번 제도 변화가 업종 전반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부실기업 퇴출이라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신약개발 등 장기 연구개발이 필요한 산업 특성을 반영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한국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됐다. 핵심은 시가총액 기준 강화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30거래일 연속 시가총액 200억원을 하회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시총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과거에는 기준을 연속 10거래일 이상 웃돌거나 누적 30거래일 이상 충족하면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었지만, 이번 개정으로 연속 45거래일 기준을 회복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해제 요건이 한층 까다로워졌다. 내년 1월부터는 기준이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동전주 요건은 새로 생겼다. 종가가 1000원 미만인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90거래일 이내에 1000원 이상인 상태가 연속 45거래일 이상 계속되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코스피 시장도 기준이 강화된다. 시총 기준은 300억원, 내년 1월부터는 500억원으로 추가 상향된다. 적용방식은 코스닥과 마찬가지로 30거래일 연속 시총 기준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동전주 요건도 마찬가지다.

매출액 기준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현재 코스닥 상장 유지와 관련한 매출액 기준은 30억원이지만, 2027년 50억원, 2028년 75억원, 2029년 100억원으로 높아진다. 코스피 매출액 기준은 현재 50억원이지만, 2027년 100억원, 2028년 200억원, 2029년 300억원으로 높아진다. 다만 코스닥은 최근 사업연도 일평균 시가총액 600억원 이상, 코스피는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의 경우 매출액 요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토대로 집계한 결과, 이날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기업은 226개, 종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는 157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제약·바이오 기업은 31개 안팎으로 추산된다. 다만, 제약·바이오 관련 기업 수는 거래소 공식 업종분류가 아닌 종목명과 사업 성격을 기준으로 한 자체 추산이다. 또 시총·동전주 기준은 30거래일 동안 연속돼야 하기 때문에 이날 하루만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대형주 중심 장세와 반도체 등 일부 종목으로의 수급 쏠림, 제약·바이오 산업 투자심리 약화가 맞물리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날 기준 시총·동전주 기준 위험권에 포함된 한 코스닥 기업 관계자는 “현재 해당 내용을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대응책 등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것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제도 취지는 이해하지만 산업 특성을 반영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제약·바이오 산업군은 기술특례 상장 기업이 많은데 일반 상장사와 같은 매출 중심 유지요건을 적용하면 제도 취지가 훼손된다는 것이다. 기술특례 상장은 신약개발처럼 장기간 자금이 필요한 분야에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키우도록 만든 제도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기술특례 바이오 기업에 일반 상장사와 같은 매출 기준을 적용하면 신약개발이라는 제도 취지가 흐려질 수 있다”며 “임상 진전이나 기술이전, 파이프라인 성과처럼 산업 특성에 맞는 지표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일부 기술특례 바이오기업들이 상장 이후 매출 요건 등을 의식해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도매업 등 단기 매출 사업에 나서는 사례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도 “시장에서 가치 없는 회사를 내보내는 것은 동의하지만, 기술특례로 들어온 바이오·우주항공·양자 같은 R&D 산업까지 일반 기업처럼 매출·이익 기준으로 관리하면 기술기업이 살아남기 어렵다”며 “코스닥은 원래 성장기술 기업이 시장과 소통하며 자금을 조달하는 장인데, 지금은 진입도 어렵고 유지도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출 등 재무 기준만으로 기술특례 기업을 평가하기보다 임상 진전, 연구개발 지속성, 기술 검증 등 산업 특성을 반영한 종합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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