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브비의 JAK 억제제 ‘린버크’가 유럽에서 중증 원형탈모증과 비분절형 백반증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를 앞두고 있다. 두 질환 모두 면역체계 이상이 관여하는 만성 피부질환으로, 외형 변화뿐 아니라 사회생활과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럽 최종 승인이 이뤄질 경우 환자들에게 새로운 전신 치료 선택지가 추가될 전망이다.
애브비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성인 및 청소년 중증 원형탈모증, 비분절형 백반증 치료를 위한 유파다시티닙(제품명 린버크)의 승인을 권고하는 긍정 의견을 채택했다고 3일 밝혔다. 유럽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 여부는 수개월 내 결정될 예정이다.
유파다시티닙은 면역·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야누스키나아제(JAK) 신호를 억제하는 경구용 치료제다. JAK 억제제는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과정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을 조절해 염증 반응을 낮추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린버크는 현재 유럽연합(EU)에서 아토피피부염, 류마티스관절염, 건선성관절염, 축성 척추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거대세포 동맥염 등 여러 면역질환 치료제로 허가돼 있다.
원형탈모증, 두피 모발 재성장 지표 개선
원형탈모증은 면역세포가 모낭을 공격해 모발이 빠지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둥근 탈모 반점이 생기는 형태로 시작할 수 있지만, 심한 경우 두피 전체는 물론 눈썹, 속눈썹, 전신 체모 소실로 이어질 수 있다.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예측하기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있는 질환으로, 대인관계와 심리 상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중증 원형탈모증 적응증에 대한 CHMP의 긍정 의견은 3상 UP-AA 임상 프로그램을 근거로 한다. 이 프로그램은 성인 및 청소년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를 대상으로 유파다시티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2건의 동일 설계 연구로 구성됐다.
두 연구에서 유파다시티닙 15mg과 30mg은 24주차에 1차 평가변수인 SALT 20 이하 달성 비율에서 위약보다 높은 결과를 보였다. SALT는 두피 전체에서 탈모가 차지하는 비율을 평가하는 지표로, 점수가 낮을수록 탈모 범위가 적다는 뜻이다. SALT 20 이하는 두피 모발의 80% 이상이 남아 있거나 재성장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두 용량 모두 눈썹과 속눈썹 개선, 두피 모발 완전 재성장 등 주요 이차 평가변수도 충족했다.
백반증, 허가 시 첫 전신 치료제 기대
비분절형 백반증은 피부 색소를 만드는 멜라노사이트가 소실되면서 흰색 반점이 생기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백반증 가운데 가장 흔한 유형으로, 몸의 양쪽에 비교적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얼굴, 손, 발처럼 눈에 잘 띄는 부위에 병변이 생기면 환자의 자신감과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비분절형 백반증 적응증에 대한 긍정 의견은 3상 Viti-Up 임상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한다. 이 프로그램은 성인 및 청소년 비분절형 백반증 환자를 대상으로 유파다시티닙 15mg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2건의 동일 설계 연구다.
연구에서 유파다시티닙 15mg은 전신과 얼굴 부위의 색소 재침착 지표에서 위약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색소 재침착은 흰색으로 변한 피부에 다시 색소가 돌아오는 것을 뜻한다. 회사 측은 두 가지 공동 1차 평가변수와 주요 이차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했으며,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 승인 적응증에서 관찰된 결과와 전반적으로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럽에서 비분절형 백반증 치료를 위해 허가된 전신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EC가 최종 승인하면 린버크는 비분절형 백반증 환자를 위한 첫 전신 치료제가 될 수 있다. 다만 현재 두 적응증 모두 아직 EU에서 최종 승인된 단계는 아니며, EC의 최종 결정 절차가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