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증 원형탈모 환자의 치료제 접근성이 넓어졌다. 한국릴리의 경구용 JAK 억제제 ‘올루미언트’가 건강보험 급여권에 들어오면서, 기존 치료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성인 환자의 치료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릴리는 중증 원형탈모 치료제 ‘올루미언트정’(성분명 바리시티닙)이 7월 1일부터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는다고 2일 밝혔다.
원형탈모는 면역세포가 자신의 모낭을 외부 물질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모발 탈락은 외형 변화에 그치지 않고 대인관계, 사회생활, 심리 상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원형탈모 환자의 정신과 장애 평생 유병률은 66~74%로 알려져 있다.
중증 원형탈모는 일반적으로 두피 모발의 50% 이상이 소실된 상태를 말한다. 증상은 주로 두피에서 시작되지만, 진행될 경우 눈썹과 속눈썹이 빠지거나 전신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20대 후반에서 발생이 많은 것으로 보고돼 사회적·심리적 부담이 큰 질환으로 꼽힌다.
36주차 치료 효과 평가…최대 2년 급여 인정
올루미언트는 2023년 한국에서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허가됐다. 이번 급여 적용에 따라 기존 전신 스테로이드제나 사이클로스포린 등 선행 치료를 3개월 이상 시행했음에도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부작용 등으로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성인 중증 원형탈모 환자에게 건강보험이 인정된다.
급여 적용을 받으려면 탈모 범위를 평가하는 SALT(Severity of Alopecia Tool) 점수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SALT 점수가 50 이상인 환자가 기본 대상이다. SALT 점수가 20 이상 50 미만이더라도 눈썹과 속눈썹이 모두 빠지는 등 명확한 단절이 있는 경우에는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다. SALT 점수는 전체 두피 면적에서 탈모가 차지하는 비율을 백분율로 평가한 수치다.
급여 유지는 치료 효과 평가에 따라 결정된다. 투여 36주차에 첫 평가를 실시해 SALT 점수가 20 이하로 떨어져야 급여를 계속 인정받을 수 있다. 이후에는 6개월마다 평가를 거쳐 효과가 유지될 경우 최대 2년까지 급여가 인정된다.
올루미언트는 지난 6월 9일 12세 이상 청소년 중증 원형탈모증 적응증도 추가로 승인받았다. 다만 이번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성인 환자에 한정되며, 만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급여 시행 전부터 올루미언트를 비급여로 투여받아 온 환자를 위한 경과규정도 마련됐다. 이들 환자는 투여 시작 시점에 현행 급여 기준에 해당했다는 점을 약제 투여 이력, 환부 사진, SALT 점수 산출 근거 등 객관적 자료로 입증해야 한다. 고시 시행일 기준 투여 기간이 36주를 넘은 경우에는 36주차 평가 결과도 제출해야 한다.
JAK 신호 억제로 모발 재성장 유도
올루미언트는 선택적·가역적 경구용 JAK 억제제다. JAK1과 JAK2 신호 경로를 억제해 모낭을 공격하는 비정상적 면역 반응을 줄이고 모발 재성장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제라는 점도 특징이다.
성인 중증 원형탈모 허가의 주요 근거는 3상 임상연구 BRAVE-AA1과 BRAVE-AA2다. BRAVE-AA1 연구에서 36주차에 SALT 점수 20 이하를 달성한 환자 비율은 올루미언트 4mg군 38.8%, 2mg군 22.8%였다. 위약군은 6.2%였다.
BRAVE-AA2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36주차 SALT 점수 20 이하 달성률은 올루미언트 4mg군 35.9%, 2mg군 19.4%였고, 위약군은 3.3%였다. 두 연구 모두에서 올루미언트 투여군은 위약군보다 높은 모발 재성장 지표를 보였다.
김태현 한국릴리 면역사업부 전무는 “중증 원형탈모 환자들은 오랜 기간 제한된 치료 선택지와 경제적 부담을 함께 겪어 왔다”며 “이번 급여 적용으로 더 많은 성인 환자가 합리적인 비용으로 치료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