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자주 깨 소변을 보거나,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증상은 중년 이후 남성에게 흔한 고민이다.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누르면 잔뇨감과 빈뇨, 야간뇨 같은 배뇨장애가 생긴다. 생명을 곧바로 위협하는 병은 아니지만 수면과 일상생활을 흔드는 질환이다.
이런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겨냥한 동국제약 개량신약 복합제가 중남미 시장에 진출한다.
동국제약은 스페인 제약사 ‘파에스 파르마(FAES FARMA)’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유레스코정’의 라이선스·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멕시코,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칠레 등 중남미 13개국을 대상으로 한다. 계약 기간은 제품 출시 이후 10년이다.
동국제약은 이번 계약의 총 규모와 관련, 향후 10년간 최대 390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계약금과 허가·판매 성과에 따른 단계별 지급금, 장기 수익 공유 구조가 포함됐다. 허가와 출시, 판매 성과에 따라 단계적으로 매출에 반영된다.
양사의 역할도 나뉜다. 동국제약은 유레스코정 완제품을 공급하고, 파에스 파르마는 중남미 각국의 허가와 판매를 맡는다. 중남미는 국가마다 허가 제도와 유통망이 달라 한국 제약사가 단독으로 들어가기 쉽지 않다. 현지 법인과 영업망을 갖춘 파트너와 손잡으면 허가·유통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파에스 파르마는 스페인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기업이다. 유럽과 중남미 지역에서 직접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비뇨기과 분야를 중남미 시장의 핵심 치료 분야로 키우고 있다. 파에스 파르마는 유레스코를 중남미 비뇨기과 치료제 제품군에 추가하고, 각국 허가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유레스코정은 두타스테리드 0.5mg과 타다라필 5mg을 한 알에 담은 전립선비대증 복합제다. 두타스테리드는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데 쓰이는 성분이고, 타다라필은 소변 줄기 약화, 잔뇨감, 빈뇨 같은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개선하는 데 쓰인다. 기존에는 환자 상태에 따라 두 약을 함께 쓰는 경우가 있었지만, 복합제는 여러 약을 따로 먹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보고서에 따르면 유레스코정은 중등도~중증 양성 전립선비대증 증상 치료제로 허가됐다. 한국 3상 임상에서는 48주 동안 약을 먹은 뒤 배뇨 증상 정도를 보는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IPSS)가 두타스테리드 단독 투여군과 타다라필 단독 투여군보다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모든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쓰는 약은 아니다. 유레스코정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환자 상태와 함께 혈압, 병용 약물, 간·신장 기능 등을 따져 처방해야 한다. 특히 타다라필 성분은 일부 심혈관계 약물과 함께 쓸 때 주의가 필요하다.
동국제약은 유레스코정이 전립선 크기 감소와 배뇨장애 증상 개선을 함께 겨냥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글로벌 전립선비대증 복합제 시장을 약 8300억 원, 중남미 시장을 약 3000억 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브라질 등 다른 국가에서도 추가 계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유레스코정의 중남미 진출은 세계 첫 두타스테리드·타다라필 복합제 계열 제품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첫걸음”이라며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동국제약은 약물전달시스템(DDS) 기술을 활용한 장기지속형 마이크로스피어 주사제와 리포좀 기반 항진균제 등도 해외 시장으로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계약은 단일 제품 수출을 넘어 개량신약과 약물전달 기술을 앞세운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