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서 만든 약초 달인 물을 마신 뒤 얼굴과 손톱이 파래지고 전신 발작까지 일으킨 30대 남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인도 라타 망게슈카르 병원 일반의학과 의료진은 지난 29일 국제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이 같은 사례를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35세인 이 남성은 갑자기 팔다리가 심하게 떨리고, 눈이 위로 돌아가며, 이를 꽉 무는 전신 발작 증상을 보인 뒤 응급실을 찾았다. 그는 응급실에 오기 하루 전 집에서 직접 만든 아유르베다 약초 달인 물을 마셨다고 했다. 아유르베다는 인도 전통의학을 말한다. 다만 이 달인 물에 정확히 어떤 약초나 성분이 들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진이 처음 봤을 때 환자는 졸려 보였고, 혀와 손톱 주변이 파랗게 변해 있었다. 산소포화도는 85%로 낮았다. 산소포화도는 혈액 속 산소가 얼마나 잘 실려 있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정상으로 여겨지는 수치는 95% 이상이다. 게다가 산소마스크로 산소를 공급해도 수치가 잘 올라가지 않았다.
더 특이한 점은 혈액의 색깔이었다. 혈액 검사를 위해 채혈을 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혈액이 선홍색이 아니라 초콜릿처럼 짙은 갈색을 띠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이를 보고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을 의심했다.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제대로 운반하지 못하는 상태다. 헤모글로빈은 산소를 몸 곳곳으로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하는데, 특정 약물이나 화학물질, 독성 성분 등에 노출되면 이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메트헤모글로빈은 정상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제대로 나르지 못하는 형태로 변한 것이다.
검사 결과 실제 환자의 메트헤모글로빈 수치는 19%였다. 정상인은 보통 1% 미만이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고농도 산소를 공급하고, 메트헤모글로빈혈증 치료에 쓰이는 메틸렌블루를 정맥으로 투여했다. 메틸렌블루는 산소를 나르지 못하게 변한 헤모글로빈을 다시 정상에 가깝게 되돌리는 약이다. 발작을 막기 위한 항경련제도 함께 사용했다.
치료 후 환자의 파랗던 피부색은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왔다. 산소포화도도 정상으로 회복됐다. 메트헤모글로빈 수치는 6%까지 낮아졌다. 입원 중 추가 발작은 없었고, 환자는 완전히 회복해 퇴원했다. 2주 뒤에도 발작이나 산소 부족 증상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의료진은 "전통요법 제제, 성분을 알 수 없는 약초 달인 물 등을 복용한 뒤 원인을 알 수 없는 청색증과 저산소증, 의식저하, 경련이 나타나면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