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사람은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혈중알코올농도가 두 배 가까이 높아지고, 더 빨리 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대사수술은 고도비만을 치료하고 제2형 당뇨병·이상지질혈증·수면무호흡증 등 비만 관련 질환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수술이다. 대표적으로 위의 일부를 절제하는 위소매절제술과 위를 작게 만든 뒤 소장의 일부를 우회시키는 루와이 위우회술이 있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연구팀은 노르웨이 세인트올라브 병원과 남소스 병원에서 모집한 비만대사수술 환자 33명을 대상으로 3년간 추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수술 전과 수술 후 3개월, 12개월, 36개월 시점에 참가자들에게 일정량의 보드카를 오렌지주스와 섞어 마시게 한 뒤 혈중알코올농도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수술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최고 혈중알코올농도에 도달하는 시간도 수술 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단축됐다. 즉,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더 빨리 취하고, 알코올이 몸에 미치는 영향도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는 수술 후 3년 동안 지속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국제비만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에 실렸다.
소장은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관이다. 비만대사수술 후에는 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기능이 크게 줄어들면서 더 많은 알코올이 소장을 거쳐 혈류로 빠르게 흡수된다. 이 때문에 수술 전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혈중알코올농도는 훨씬 높아질 수 있다.
연구팀은 “알코올 흡수 증가도 문제지만 최고 혈중알코올농도에 더 빨리 도달한다는 점이 음주에 따른 위험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이 2008~2018년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 1만7800명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비만대사수술 중에서도 루와이 위우회술을 받은 환자는 위소매절제술을 받은 환자보다 알코올 관련 질환으로 진단받을 위험이 69% 더 높았다.
다만 연구팀은 위우회술의 위험이 더 크다고 해서 위소매절제술이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두 수술 모두 체내 알코올 흡수와 분해 과정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의료진은 비만대사수술을 받는 환자들의 음주 습관을 수술 전부터 점검하고, 수술 후에는 예전과 같은 양의 술도 몸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