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7일 (월)

"40년 간 감자만 먹었다"…다른 음식 먹으면 토했던 40대女, 바나나 먹게 된 사연은?

ARFID 진단 후 8회 치료…고콜레스테롤 계기로 식이 제한 문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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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년 동안 감자 외에 아무 것도 섭취하지 못했던 한 40대 여성이 최면으로 음식을 다시 먹게 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하단=SNS

약 40년 동안 감자 외에 아무 것도 섭취하지 못했던 한 40대 여성이 최면으로 다른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워릭셔주 너니턴에 사는 42세 레이첼 홀은 아기부터 시작된 식품 회피와 강한 구역 반사로 인해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했다. 채소와 과일을 포함한 대부분의 음식을 삼키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그는 감자튀김, 구운 감자, 재킷 포테이토, 매시드 포테이토 등 감자 기반 식품만 섭취해 왔다. 그는 “다른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토할 것 같았다”며 “맛이나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이 두려웠다”고 설명했다. 그의 부모도 아기 때 이유식 단계에서도 음식을 뱉어내고 입을 다무는 행동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

그러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고콜레스테롤이 확인되면서 식습관 점검이 필요해졌다. 이후 인지행동 기반 최면 치료를 시작했고, 회피·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ARFID) 진단을 받았다.

약 8회 치료 이후 그는 처음으로 과일과 채소, 치킨 캐서롤 등을 섭취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바나나와 딸기를 좋아하게 됐으며, 달걀과 크레스 샌드위치도 처음으로 맛있게 먹었다고 말했다. 치료를 담당한 최면치료사는 이러한 식이 문제가 생각보다 흔하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지내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단순 편식과는 달라…회피·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 뭐길래?

레이철 홀의 증상은 단순한 편식이 아니라 회피·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Avoidant/Restrictive Food Intake Disorder, 이하 ARFID)에 해당한다. ARFID는 2013년 미국정신의학회(APA)가 발간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DSM-5)》에 공식 진단명으로 포함된 섭식장애다.

체중을 줄이거나 날씬해지고 싶은 목적이 아니라 음식의 맛, 냄새, 질감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나 구토·질식에 대한 두려움, 식욕 저하 등으로 음식 종류와 섭취량이 심하게 제한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CBI)에 따르면 ARFID는 영양 부족, 체중 감소,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일으킬 수 있으며 어린 시절 시작해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식품을 입에 넣는 순간 구역질이 나거나 삼키기 어려운 증상도 흔히 나타난다. 음식의 질감이나 냄새, 온도 등에 대한 감각 과민성이 원인인 사람도 있고, 과거 질식이나 구토를 경험한 뒤 음식을 피하게 되는 사람도 있다.

일부는 음식 자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섭취량이 극도로 적다. ARFID 환자는 특정 음식만 반복해서 먹는 경우가 많으며, 레이철처럼 감자처럼 익숙한 음식만 수십 년간 먹는 사례도 보고된다.

발병률은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연구를 종합하면 일반 인구에서 ARFID 유병률은 0.3~15.5%, 섭식장애나 소아 섭식 클리닉에서는 5~64%까지 보고됐다. 성인의 일반 인구 유병률은 약 0.3% 수준으로 추정되며, 아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소아보다 적은 편이다. 연구진은 진단이 늦거나 단순 편식으로 오인되는 사례가 많아 실제 환자는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ARFID는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현재 가장 근거가 많은 치료는 인지행동치료(CBT)를 기반으로 한 심리치료다. 환자가 두려워하는 음식을 단계적으로 경험하도록 돕고, 음식에 대한 불안과 왜곡된 인식을 줄이는 방식이다.

영양 상담과 식사 훈련을 함께 시행하며, 어린이는 가족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자폐스펙트럼장애, 불안장애, 위장관 질환 등이 함께 있으면 해당 질환도 함께 치료한다. 심한 영양결핍이 나타나면 입원 치료나 영양 보충이 필요할 수 있다.

위 사연에서 최면 치료는 일부 치료사가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활용하기도 하지만, 현재 국제 진료지침에서 ARFID의 표준 치료로 권고되는 방법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최면 단독보다 인지행동치료, 영양치료, 정신건강의학과와 영양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 치료가 가장 근거가 충분한 접근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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