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로 영양제를 챙겨 먹지 않던 25세 남성이 비타민D 중독으로 신장까지 손상된 사례가 보고됐다. 의료진이 찾아낸 단서는 직장이었다. 남성은 비타민D를 만드는 공장에서 분말을 다루고 있었다.
중국 진화시중심병원 신장내과 의료진에 따르면, 남성은 일주일 동안 식욕이 떨어지고 피로가 심해졌다. 이후 이틀간 메스꺼움과 구토까지 이어져 병원을 찾았다. 검사에서는 신장 기능 이상이 확인됐다.
정밀검사 결과 혈중 칼슘은 3.52mmol/L였다. 중증 고칼슘혈증(혈액 속 칼슘이 지나치게 많은 상태) 기준인 3.5mmol/L를 넘었다. 몸속 비타민D 상태를 보여주는 혈중 수치도 검사 장비의 측정 상한인 150ng/mL를 초과했다.
영양제 복용력 없었지만…공장에서 비타민D 분말 포장
남성은 비타민D나 칼슘 보충제는 물론 다른 영양제와 약도 최근 복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의료진이 직업을 자세히 묻자, 증상이 생기기 전 약 2~3개월간 비타민D3 생산시설에서 일한 사실이 드러났다.
남성은 비타민D3 원료를 정제하는 공정과 건조된 분말을 봉투에 담는 작업을 맡았다. 이런 작업은 2~3일마다 이뤄졌고, 한 번에 약 30분간 분말에 노출됐다. 공장에서는 방진마스크 등을 제공했지만, 보호구가 얼굴에 잘 맞았는지와 실제 차단 효과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작업 중 반복적으로 들이마신 분말을 중독의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봤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약물과 영양제 복용 여부만 물었다면 원인을 찾을 단서를 놓치기 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속 찾게 되는 ‘중독’ 아닌, 과도하게 쌓여 나타나는 독성
여기서 비타민D 중독은 자꾸 먹고 싶어지는 의존성을 뜻하지 않는다. 몸에 비타민D가 지나치게 많아져 해로운 작용을 일으키는 상태다. 비타민D는 지방에 녹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지방 조직에 저장될 수 있다.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을 흡수하도록 돕는다. 그러나 너무 많아지면 혈중 칼슘이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식욕 저하와 구토, 피로 등이 나타나고 신장도 손상될 수 있다. 흔히 보고되는 원인은 고용량 비타민D 보충제 과다 복용이다. 이번처럼 작업 중 분말 흡입이 원인으로 지목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의료진은 들이마신 분말이 호흡기에서 흡수됐거나, 기도에 붙은 가루를 삼키면서 소화관으로 흡수됐을 가능성을 설명했다. 남성은 수액과 혈중 칼슘을 낮추는 약물 등을 투여받았다. 치료 후 칼슘과 신장 기능을 보여주는 수치가 정상 범위로 돌아왔고 퇴원했다.
의료진은 “비타민D나 칼슘 보충제를 먹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비타민D 중독 가능성을 성급히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분말을 다루는 작업장에는 가루가 날리지 않도록 하는 설비와 적절한 호흡기 보호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사례는 최근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메디슨(Frontiers in Medicine)》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