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7일 (금)

부모님 편두통, '이것' 1년 맞았더니 70%가 두통 뚝 떨어졌다

혈압약·당뇨약과 함께 써도 괜찮을까…9개 병원, 1년간 추적 결과 성과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두통으로 고통받는 고령 여성이 소파에 앉아 관자놀이를 짚고 있다. 65세 이상 편두통 환자도 CGRP 단클론항체 주사로 효과적인 예방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한국 첫 다기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엄마, 또 두통이야? 병원 가서 주사 맞아봐."

"나이 든 사람이 그런 비싼 주사를 맞아도 되겠니."

많은 고령 편두통 환자들이 이런 고민을 한다. 혈압약, 당뇨약을 이미 여러 개 먹고 있는 상황에서 새 약을 추가하는 것이 괜찮을지, 과연 효과는 있을지부터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 물음에 한국 연구진이 처음으로 실제 진료 데이터로 답했다.

1년 맞았더니 10명 중 7명 두통이 확연히 줄었다

한국 9개 대학병원 공동 연구팀이 2022년 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단클론항체 치료를 받은 만 65세 이상 편두통 환자 107명을 추적 분석했다. 갈카네주맙(제품명 앰겔러티)과 프레마네주맙(제품명 아조비) 두 종류 치료제를 투여받은 환자들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두통·통증 분야 국제 학술지 《두통과 통증 저널(The Journal of Headache and Pain)》6월 5일자에 게재됐다.

치료를 꾸준히 지속한 환자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월간 두통 발생일수가 절반 이상 줄어든 비율이 3개월 시점 48.2%, 6개월 시점 67.9%, 12개월 시점 70.4%로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졌다. 치료 1년을 맞은 환자 10명 중 7명에게서 두통이 확연히 줄어든 셈이다.

중간에 치료를 그만둔 환자까지 포함해 전체를 분석해도 3개월 38.8%, 6개월 40.9%로 꾸준한 효과가 확인됐다.

혈압약·당뇨약과 함께 써도 괜찮을까

효과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안전성이다. 약물 상호작용이 걱정이기 때문이다. 혈압약에 당뇨약, 거기에 편두통 주사까지 더하면 몸에 무리가 오지 않을까.

이번 연구에서 관찰 기간에 사망 사례 1건이 있었지만 연구 약물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변비나 주사 부위 가려움 같은 가벼운 증상에 그쳤다.

조수현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는 "고령 편두통 환자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여러 약물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도 흔해 예방 치료 선택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CGRP 단클론항체가 고령 편두통 환자에서도 효과적이면서 안전한 예방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실제 진료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왜 이제야 답을 얻었나

그렇다면 왜 지금껏 이런 데이터가 없었을까. 그간 CGRP 단클론항체의 핵심 임상시험들은 대부분 65세 미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고령 환자는 동반 질환이 복잡하고 복용 약물이 많아 임상시험 참여 자체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이미 그런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가 있었다.

두통·통증 분야 국제 학술지 《두통과 통증 저널(The Journal of Headache and Pain)》에 2023년 게재된 스페인 18개 두통 클리닉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162명을 분석한 결과 6개월 시점에 월간 편두통 발생일수가 평균 10일 이상 줄었고 이상반응은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었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연구팀도 신경과 임상 학술지 《뉴롤로지 클리니컬 프랙티스(Neurology Clinical Practice)》 2025년호에서 65세 이상과 미만 환자를 비교한 결과 효과와 부작용 면에서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했다.

이들 연구는 모두 서양인 환자를 대상으로 했고 추적 기간이 6개월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인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9개 병원이 1년 이상 추적한 실사용 데이터는 이번이 처음이다.

누가 더 잘 듣고, 누가 덜 듣나

연구팀은 치료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분석했다. 여성 환자는 치료 반응이 더 잘 나타났다. 반면 보툴리눔 독소 치료에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있는 환자는 CGRP 항체에도 반응이 낮은 편이었다. 치료 실패가 누적될수록 다음 선택지도 좁아진다는 뜻이다. 편두통 예방 치료를 가급적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근거이기도 하다.

조 교수는 "치료를 지속한 환자 상당수에서 두통 발생일수가 절반 이상 감소한 만큼, 향후 고령 편두통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관찰 연구의 특성상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상 환자 수가 107명으로 많지 않아 추가적인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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