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조계에서도 여성 변호사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전체 변호사 3명 중 1명은 여성이고, 새로 배출되는 법조인의 경우 여성 비중이 절반에 가까워졌다. 갈수록 결혼과 출산 시기가 늦어지는 흐름 속에서 임신과 출산을 언제 어떻게 준비할지가 중요한 현실 문제가 되고 있다.
차병원이 이런 흐름 속에서 서울지방변호사회와 손을 잡았다. 차병원은 서울지방변호사회와 저출산 문제 대응 및 건강한 출산 환경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마곡차병원 난임센터에서 지난 18일 가졌다고 25일 밝혔다. 한세열 차병원 난임총괄원장, 신세찬 난임행정총괄 전무, 조순열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김기원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의 핵심은 난임 치료와 가임력 검진, 난자 냉동 지원이다. 미래의 임신·출산을 계획하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와 임직원이 자신의 생식 건강을 미리 확인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협약은 법조계의 인력 구조 변화와 맞물려 의미를 갖는다. 대한변협 통계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전체 변호사 3만8161명 중 여성 변호사는 1만2577명으로 32.96%를 차지했다. 2000년 2.6%에 그쳤던 여성 변호사 비율이 20여 년 만에 3명 중 1명 수준으로 높아졌다. 2025년 제14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중 여성 비율도 47.25%였다. 신규 법조인에서는 여성 비중이 사실상 절반에 가까워졌다.
여성 법조인이 늘어나는 흐름은 결혼과 출산 시기 변화와도 겹친다. 2025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 33.9세, 여성 31.6세였다. 경력 형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임신과 출산은 당장 닥친 뒤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미리 점검하고 준비하는 건강 관리 영역으로 넓어진다. 가임력 검진과 난자 냉동이 병원 진료를 넘어 직장·직역 복지로 논의되는 이유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난임 치료, 항뮬러관호르몬(AMH) 수치 검사, 남녀 맞춤형 가임력 체크업, 난자 냉동 지원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가임력 체크업 프로그램에는 난소 예비능 검사와 정액 검사 등이 포함된다.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향후 임신·출산을 계획하는 사람이 자신의 몸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 진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차병원 입장에서는 법조계를 대표하는 직역단체와 가임력 지원 협력망을 구축했다는 점도 상징적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국내 최대 지방변호사회다. 한세열 차병원 난임총괄원장 겸 마곡차병원장은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는 전국 변호사의 70~80%를 차지한다”며 “대한민국 법조계를 대표하는 기관과 협약을 맺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난임 치료와 출산이라는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지원하는 협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조순열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마곡차병원 난임센터와의 협약을 통해 임직원들이 전문적인 난임 치료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세계적인 난임 치료 선두주자인 차병원과 협약을 맺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임직원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 체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가임력 검진과 난자 냉동은 미래 임신을 준비하는 선택지일 뿐, 임신 성공을 보장하는 절차는 아니다. AMH 검사는 난소에 남아 있는 난포의 양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지만, 수치만으로 임신 가능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 난자 냉동 역시 나이와 건강 상태, 임신 계획에 따라 전문의 상담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
마곡차병원 난임센터는 차병원의 국내 7번째이자 글로벌 38번째 난임센터다. 차병원은 이 센터에 AI 배아 등급 분류, 생식세포 AI 자동 분석, 착상 가능성 예측,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T) 보조 분석, AI 챗봇 ‘케어챗’ 등을 도입해 난임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