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5일 (수)

잠들기 어렵고 자주 깬다면…식약처, 불면증 치료제 ‘데이비고’ 허가

수면 방해하는 각성 신호 조절…한국에자이, 성인 불면증 치료 선택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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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에자이의 불면증 치료제 ‘데이비고’를 성인 불면증 치료제로 허가했다.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전경

불면증 치료에서 단순히 잠들게 하는 것을 넘어, 밤중에 자주 깨지 않고 다음 날 일상에 부담을 줄이는 치료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불면증 치료제 ‘데이비고’가 한국 허가를 받으면서 성인 불면증 환자의 치료 선택지가 늘었다.

한국에자이는 데이비고(성분명 렘보렉산트)가 지난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8세 이상 성인 불면증 치료제로 허가받았다고 24일 밝혔다. 허가 대상은 잠들기 어렵거나, 잠든 뒤에도 자주 깨는 성인 불면증 환자다.

데이비고는 듀얼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DORA) 계열 약물이다. 오렉신은 뇌에서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 신호 물질이다. 이 신호가 과도하게 작동하면 잠들기 어렵거나 밤중에 자주 깰 수 있다. 데이비고는 오렉신이 작용하는 두 수용체인 OX1R과 OX2R에 결합해 과도한 각성 신호를 조절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일부 불면증 치료제가 뇌 전반의 신경 활동을 억제해 졸음을 유도하는 방식이었다면, 데이비고는 잠을 방해하는 각성 신호를 낮추는 접근을 취한다. 권장 용법은 취침 직전 5mg을 하루 한 번 먹는 방식이다. 환자의 반응과 내약성에 따라 최대 10mg까지 증량할 수 있다.

잠드는 시간 줄고, 자주 깨는 시간도 감소

허가의 주요 근거는 글로벌 3상 임상연구인 SUNRISE 1과 SUNRISE 2다. 두 연구에서는 데이비고가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과 잠든 뒤 깨어 있는 시간을 줄이는지, 또 장기 사용 시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를 평가했다.

SUNRISE 1은 55세 이상 불면증 환자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데이비고와 졸피뎀 서방형, 위약을 비교했다. 위약은 실제 약효가 없는 가짜 약이다.

치료 1개월 시점에 수면다원검사로 확인한 수면잠복시간은 데이비고 5mg군에서 19.5분, 10mg군에서 21.5분 줄었다. 수면잠복시간은 잠자리에 든 뒤 실제로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위약군은 7.9분, 졸피뎀 서방형군은 7.5분 감소했다.

잠든 시간의 비율을 뜻하는 수면 효율도 개선됐다. 데이비고 5mg군과 10mg군의 수면 효율은 각각 12.9%, 14.1% 증가했다. 위약군은 5.4% 증가했다. 잠든 뒤 깨어 있는 시간인 수면 후 각성시간은 데이비고 5mg군에서 43.9분, 10mg군에서 46.4분 줄었다. 위약군의 감소 폭은 18.6분이었다.

밤의 후반부에 깨어 있는 시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데이비고 5mg군과 10mg군은 각각 27.2분, 28.8분 감소했다. 졸피뎀 서방형군은 21.4분 줄었다. 연구에서는 데이비고의 수면 개선 효과가 치료 초기부터 나타나 1개월 시점까지 유지된 것으로 보고됐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졸림이었다. 졸림은 데이비고 5mg군 4.1%, 10mg군 7.1%에서 보고됐다. 위약군은 1.9%, 졸피뎀 서방형군은 1.5%였다. 중대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낮았고 사망 사례는 없었다. 약을 끊은 뒤 불면증이 다시 심해지는 반동성 불면이나 금단 증상도 관찰되지 않았다.

6개월 연구에서도 효과 유지

장기 유효성과 안전성은 SUNRISE 2에서 평가됐다. 이 연구는 18세 이상 성인 불면증 환자 949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진행된 글로벌 3상 임상이다.

치료 6개월 시점에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 수면잠복기 중앙값은 데이비고 5mg군에서 21.8분, 10mg군에서 28.2분 줄었다. 위약군은 11.4분 감소했다. 주관적 수면잠복기는 환자가 스스로 느끼기에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을 뜻한다.

치료 반응률에서도 데이비고군이 위약군보다 높았다. 수면 시작 반응률은 위약군 17.7%와 비교해 데이비고 5mg군 31.2%, 10mg군 30.1%였다. 수면 유지 반응률은 위약군 20.4%, 데이비고 5mg군 35.0%, 10mg군 30.0%로 나타났다. 개선 효과는 치료 첫 주부터 관찰돼 6개월까지 이어졌다.

이 연구에서 전체 이상반응 발생률은 위약군 62.7%, 데이비고 5mg군 61.1%, 10mg군 59.6%였다. 군 간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졸림은 데이비고 5mg군 8.6%, 10mg군 13.1%에서 보고됐다. 6개월 장기 투여에서도 새로운 안전성 우려는 관찰되지 않았다.

불면증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낮 동안 피로, 집중력 저하, 기분 변화, 업무 능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수면 부족이 길어지면 환자의 삶의 질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와 밤중에 자주 깨는 환자는 치료 목표가 다를 수 있어, 증상 양상에 맞는 약물 선택이 중요하다.

고홍병 한국에자이 대표는 “불면증은 환자의 일상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라며 “데이비고 허가를 통해 입면 장애와 수면 유지 장애를 함께 관리할 수 있는 치료 옵션에 대한 접근성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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