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7일 (금)

살 빼는 약, GLP-1이 허리 수술에도 영향 준다고?

대한요추연구학회, 비만부터 노쇠, 퇴행성 변형까지 ‘전신 질환으로 보는 척추 치료’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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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진료의 관심사가 달라지고 있다. 허리 통증을 단순히 "디스크냐, 협착증이냐"만 따지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비만 환자와 고령 환자, 요통 감별, 유합술 실패, 재수술 전략까지 함께 보는 시대다. 대한요추연구학회(회장 안성준·부산성모병원)가 20일 오후 서울 한림대강남성심병원에서 연 '2026년 하계심포지엄'은 이런 변화를 압축해 보여준다.

살 빼는 약, GLP-1이 허리 수술에도 영향 준다고?
대한요추연구학회(회장 안성준) '2026년 하계 심포지엄'이 6월 20일 한림대강남성심병원에서 열렸다. 사진=대한요추연구학회

심포지엄은 먼저, 척추 치료와 살 빼는 약, GLP-1의 관련성에 대해 주목했다. GLP-1은 당뇨와 비만 치료에서 먼저 부상했지만, 체중 감소가 근육량과 뼈 건강, 척추 수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풀리지 않은 질문이 많다.

비만치료제가 당뇨 있는 환자에서는 당 조절에 다소 유익한 방향으로 작용한다지만, 일반 비만 환자에서는 어떨까? 일각에선 골다공증이나 근감소증이 더 빠르게 진행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즉 새로운 논란거리가 많다는 얘기다. 학회가 첫 세션을 '대사 조절과 요추'로 잡은 것도 그런 때문.

이에 심포지엄 현장에선 GLP-1 약제(세마글루타이드 등)와 뼈 건강, 근감소와 노쇠, 요추 수술에서의 위험 조절 가능성을 두루 다뤘다. 특히 “비만치료제는 적절한 운동 요법을 함께 권장해서 근감소와 골다공증이 악화하는 것을 미리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척추 수술은 뼈와 근육, 전신 상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체중만 줄었다고 수술 위험이 낮아지는 것도 아니고, 비만을 단독 위험요인으로 볼 수도 없다. 요추학회의 시선이 '영상 속 병변'에서 '환자의 전신 조건'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 세션에서도 읽힌다.

퇴행성 요추측만증, 어디까지 고정해야 하나

퇴행성 요추측만증을 둘러싼 '판단 기준' 문제도 다뤘다. 학회는 이를 '임상적 비합리성 극복’(Overcoming Irrational Issue)라는 별도 세션으로 배치했다. 퇴행성 요추측만증의 자연 경과, 선택적 유합술의 장기 결과, 미국·일본 등 해외 보험 인정 기준, 국내 보험 개정 절차가 한 자리에 모였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퇴행성 요추측만증 환자는 늘고 있지만, 고정 범위 결정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너무 적게 고정하면 변형 진행이나 통증 재발이 문제되고, 너무 넓게 고정하면 수술 부담과 인접 분절 문제가 커진다.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의 수가체계와 국내 고시 기준을 비교하는 발표도 포함됐다. 적정 치료와 과잉 치료, 환자 안전과 보험 기준 사이의 균형 문제가 최근 학회 현장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예를 들어 일본은 주로 임상 증상 위주로 수술을 허용하는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다. 행위별 수가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은 비슷하나, 우리는 척추 변형 각도가 커서 임상 증상이 심한데도 수술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

참가자들 사이에선 “고시 기준 개정 후에 새 기준에 맞추면 증상이 심한 환자조차 건강보험 삭감이 뻔해 수술을 하나도 못하고 있다”는 탄식도 터져나왔다. 일본이나 대만과 비교해도 그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는 얘기다.

감별진단 세션도 눈길을 끌었다. 숨은 척수병증, 천장관절 기능장애, 고관절 문제, 말초신경병증은 허리·엉덩이·다리 통증으로 나타나 척추 질환과 혼동되기 쉽다.

척추 전문의가 수술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할 질환들이다. 허리 통증 환자가 많아질수록 '무엇을 수술할 것인가' 못지않게 '무엇을 수술하지 말아야 하는가'도 중요해진다.

부산큰병원 최승현 병원장, 흉추 디스크 양방향 내시경 증례 발표

부산·경남 척추 진료 현장과 맞닿는 발표도 나왔다. 부산큰병원 최승현 병원장은 이날 케이스 프레젠테이션 세션에서 흉추 추간판 탈출증의 양방향 척추 내시경 치료 증례를 발표했다.

최승현 병원장. 사진=부산큰병원

흉추 디스크는 목이나 허리 디스크보다 드물지만, 척수와 가까운 위치 탓에 진단과 치료가 까다롭다. 최근에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으로 절개와 조직 손상을 줄이면서 병변에 접근하는 시도가 늘고 있지만, 해부학적 위험도가 높아 집도의 경험과 판단이 더욱 중요하다.

안성준 학회장은 이날 "요추 진료는 이제 단순한 수술 술기 경쟁을 넘어 환자의 대사 상태, 근감소와 노쇠, 골질, 감별진단, 재수술 전략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이번 하계심포지엄을 통해 최근 임상 현장에서 자주 마주치는 난제들을 실제 진료와 연결해 폭넓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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