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료를 받던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옮겨가는 ‘전원(轉院)’ 과정은 그동안 의료 현장의 대표적인 뇌관으로 꼽혀왔다.
환자 상태에 맞는 병원을 찾기 위해 의료진은 전화기를 붙잡고 씨름해야 했고 환자와 보호자는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발을 동동 구르기 일쑤였다.
이처럼 낙후됐던 병원 간 전원 업무가 인공지능(AI) 기술을 만나 획기적으로 변신한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의료원장 배재훈)이 18일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이 공모한 ‘2026년 의료 AI 테스트베드 지원사업’에 주관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첨단 의료 AI 제품을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해 유효성과 효율성을 검증하고 스마트 의료 환경을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된 국책 과제다.
동산의료원은 이번 사업에서 스마트혁신부실장 김경태 교수(연구책임자)를 필두로, 신경과 홍정호 교수가 이끄는 의료 AI 전문기업 ㈜바이오링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은 병원 운영 효율화를 극대화하는 ‘유형 2(워크플로우 효율화 실증)’ 과제를 맡아 올해 12월 말까지 본격적인 실증에 나선다.
전화·팩스 매달리던 전원 업무…AI 기반 ‘케어링크’로 디지털 전환
그동안 대형병원 진료협력센터의 전원 업무는 기술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여전히 전화와 팩스를 이용한 수작업에 의존하다 보니, 환자에게 꼭 맞는 병원을 탐색하고 연계하는 데 불필요하게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환자와 보호자 역시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전원 가능한 병원의 위치나 시설, 구비된 치료 항목, 병실 형태 등의 핵심 정보를 한눈에 비교하기 어려워 선택의 제약이 컸다.
동산의료원이 이번 사업을 통해 도입하는 핵심 카드는 AI 기반의 환자 맞춤형 전원 연계 플랫폼인 ‘케어링크(CareLink)’다. 병원의 원내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과 케어링크를 직접 연동하는 전면적인 디지털 전환이다.
새 시스템이 구축되면 의료진이 EMR에 환자 정보만 입력해도 전원 신청서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이어 AI가 환자의 임상 상태와 희망 지역, 간호간병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가장 적합한 협력 의료기관들을 추천하고 데이터를 즉시 전송한다.
“환자는 ‘알 권리’ 찾고, 의료진은 피로 덜고”… 환자 중심 스마트 병원 실현
이 시스템이 현장에 안착하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변화는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 구현이다.
환자와 보호자는 투명하게 공개된 병원 정보를 바탕으로 본인의 치료 필요도와 선호 지역, 병실 조건 등을 꼼꼼히 비교해 주도적으로 병원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환자의 알 권리와 의료기관 선택권이 대폭 강화되는 것이다.
의료진의 업무 환경도 대폭 개선된다. 단순 반복적이던 행정 업무 부담이 줄어들면서 환자 진료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병원 입장에서도 환자의 전원 처리가 신속해지면서 병상 회전율을 높이고 지역 의료기관 간의 효율적인 의료 전달 체계를 선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배재훈 동산의료원장은 “의료원이 보유한 우수한 의료 데이터 인프라와 스마트 병원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AI 테스트베드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라며 “더불어 병원 정보시스템과 업무 흐름을 혁신해 의료진의 피로도를 낮추고 궁극적으로 환자들에게 한층 신속하고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