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3일 (월)

피검사로 찾는 전립선암, 남성암 1위인데 국가검진엔 없다

10년 새 환자 2배 이상 증가…대한비뇨기종양학회 “PSA 검사 활용한 조기 발견 체계 필요”

전문가들은 전립선암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조기 발견을 위한 국가 차원의 검진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간단한 혈액검사인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를 국가검진에 어떻게 활용할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립선암이 한국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올라섰다. 예전에는 고령 남성에게 드문 암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남성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 암종이 됐다.

문제는 전립선암이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증상이 생긴 뒤 병원을 찾으면 이미 병이 진행된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전립선암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조기 발견을 위한 국가 차원의 검진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간단한 혈액검사인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를 국가검진에 어떻게 활용할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는 1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6 전립선암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학회는 전립선암 발생 증가 현황과 위험요인, 진단·치료 접근성 격차를 설명하고, PSA 검사를 활용한 조기검진 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병창 대한비뇨기종양학회 회장(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은 “전립선암은 이미 국내 남성암 발생 1위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보건의료 과제가 됐지만, 국가 차원의 조기검진 체계는 여전히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팩트시트가 전립선암의 질병 부담과 진단·치료 현실을 보여주고, 조기검진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0년 새 2.6배 증가… 고령화만으로 설명 어렵다

박용현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한국 전립선암 발생 현황과 위험요인, 치료 환경 변화를 설명했다.

2023년 전립선암 신규 환자는 2만3928명이었다. 2014년 1만1095명과 비교하면 10년 새 약 2.2배 늘었다. 전립선암은 전체 남성 암 발생의 15.0%를 차지해 폐암(14.5%), 위암(12.8%)을 제치고 남성암 발생 1위에 올랐다.

단순히 노인 인구가 늘어서만은 아니다. 인구 구조 변화를 보정한 연령표준화 발생률도 2006년 인구 10만 명당 21.1명에서 2023년 30.2명으로 약 43% 증가했다. 고령화와 별개로 전립선암 자체의 질병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연령별로는 70대와 80대 이상에서 발생 증가가 두드러졌다.

소득수준에 따른 차이도 컸다. 최상위 고소득층인 20분위의 조발생률은 191.04명으로, 7분위 27.03명보다 약 7배 높았다. 학회는 이를 실제 암 발생 차이만으로 보기보다는 검진 기회와 의료 이용 접근성 차이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 과정에서도 지역과 소득수준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로봇수술 접근성에서 격차가 확인돼 전립선암 진단과 치료 전반에 의료 접근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립선암 위험에는 생활습관과 대사질환도 영향을 미쳤다.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남성에서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높게 나타났고, 복부비만과 운동 부족도 전립선암 증가와 관련성을 보였다. 특히 30년 이상 장기 흡연자의 전립선암 발생률은 초기 흡연자보다 5.3배 높았다.

박 교수는 “전립선암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질환”이라며 “환자 수 증가뿐 아니라 질병 부담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관심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기 증상 거의 없어… 혈액검사로 조기 발견 가능

전립선암 조기 발견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무엇보다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혈뇨, 뼈 통증 같은 증상이 나타난 뒤에는 병이 이미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암이 전립선 안에 머물러 있는 초기 단계에서 발견하면 치료 성적이 좋다. 학회에 따르면 국소 전립선암의 5년 생존율은 95% 이상으로 알려졌다.

PSA 검사는 전립선암 조기 발견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혈액검사다. 팔에서 피를 뽑아 전립선특이항원 수치를 확인하는 방식이라 검사 부담이 비교적 적다. 학계에서는 50대 이상 남성에게 정기적인 PSA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가족력이 있거나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더 이른 시기부터 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전립선암 검진은 국가 암검진에 포함돼 있지 않다. 결국 개인이 필요성을 알고 비용을 부담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검사를 받아야 할 남성이 검사 필요성을 알지 못하거나, 거주 지역과 경제적 여건에 따라 검진 기회를 놓치는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

학회는 PSA 기반의 정기 검진이 증상이 나타난 뒤 진단되는 환자를 줄이고, 전이성 전립선암과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해외 연구 결과들이 축적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립선암 발생이 국내 남성암 1위로 올라선 만큼, 한국 현실에 맞는 조기검진 도입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승환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 여부에 따라 생존율과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진다”며 “국제 연구에서도 PSA 기반 검진이 전이성 암 감소와 사망률 저하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확인돼 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립선암이 국내 남성암 발생 1위가 됐음에도 여전히 국가 암검진 체계에서는 제외돼 있다”며 “국민이 거주 지역이나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적절한 시기에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조기검진 도입 논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이번 팩트시트 발표를 계기로 전립선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를 위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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