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아무것도 먹지 않고 말라가"…생후 6개월 아기, 두 살 전 세상 떠날 수도, 희귀병 뭐길래?

수유 거부·체중 감소 반복되다 희귀 질환 COXPD12 진단

우유 알레르기 진단을 받았던 생후 6개월 아기가 알고 보니 극히 드문 희귀 유전질환을 앓고 있었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모금페이지

우유 알레르기 진단을 받았던 생후 6개월 아기가 알고 보니 극히 드문 희귀 유전질환을 앓고 있었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케임브리지셔에 사는 엠마 로(26)는 딸 로지가 태어난 직후부터 수유에 어려움을 겪다가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역류 증상과 우유 단백질 알레르기로 판단해 특수 분유를 처방했다. 분유를 바꾼 뒤 잠시 나아지는 듯했지만 체중이 줄고 웃음이 사라졌으며 머리를 가누는 힘도 약해졌다.

상태는 점점 나빠졌다. 로지는 24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생후 6개월 때 응급실로 이송됐다. 입원 후 진행한 검사에서 심한 연하장애와 근긴장도 이상이 확인됐고, 영양 공급을 위해 비위관을 삽입했다.

MRI 검사에서는 뇌 백질에 광범위한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 이어 진행한 유전자 검사 결과 로지는 COXPD12라는 희귀 미토콘드리아 질환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은 EARS2 유전자와 관련돼 있으며 신체가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 문제를 일으키고 뇌와 신경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검사 과정에서 로지는 뇌와 신체의 젖산 수치가 높게 나타났으며 대사성 산증 위험도 확인됐다. COXPD12는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가 많지 않은 희귀질환이다. 의료진은 상태가 안정되거나 좋아질 가능성도 있지만, 같은 질환을 가진 일부 아이들은 두 살 이전에 세상을 떠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생후 7개월인 로지의 향후 경과는 아직 알 수 없다. 엠마와 남편 해리(27)는 전문 치료와 향후 임상시험 참여를 위한 모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젖도 못 먹고 웃음도 잃게 만든 COXPD12…어떤 병이길래?

COXPD12(Combined Oxidative Phosphorylation Deficiency-12)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매우 희귀한 유전질환이다. EARS2 유전자 변이로 인해 세포가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 뇌와 신경계처럼 에너지 소모가 많은 기관이 먼저 영향을 받는다.

대부분 생후 수개월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며 근긴장 저하, 수유 장애, 발달 지연, 운동 기능 퇴행 등이 대표 증상이다. 상염색체 열성 유전질환이어서 부모가 모두 보인자일 때 자녀에게 발병할 수 있다.

이 질환은 'LTBL(Leukoencephalopathy with Thalamus and Brainstem Involvement and High Lactate)'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MRI 검사에서 뇌 백질, 시상, 뇌간에 특징적인 이상 소견이 나타난다. 혈액과 뇌척수액의 젖산 수치가 높게 측정되는 것도 중요한 단서다. 환아들은 우유 섭취 곤란, 체중 증가 부진, 발작, 근육 경직, 발달 퇴행 등을 보일 수 있으며 일부는 간 기능 이상이나 호흡 문제를 동반하기도 한다.

경과는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비교적 경증인 아이들은 생후 6개월 이후 증상이 나타난 뒤 2세 전후부터 일부 운동·인지 기능이 회복되기도 한다. 반면 중증형은 신생아기부터 증상이 시작되며 심한 근긴장 저하와 발달 지연, 반복적인 젖산산증, 발작 등이 나타난다.

일부 환아는 영유아기에 사망하기도 한다. 같은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도 증상의 강도와 예후가 크게 달라 개별 환자의 경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COXPD12는 전 세계 유병률이 100만 명당 1명 미만으로 추정되는 초희귀질환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환자 수 자체가 수십 명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COXPD12의 정확한 발병률 통계가 발표된 적이 없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질병관리청 희귀질환 통계에도 별도 질환군으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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