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소아암 생존자 건강, 항암치료보다 생활습관 영향 더 컸다

치료 성적 크게 향상된 소아암, 치료 후 건강에 더 큰 영향 미친 것은 치료 이력 아닌 생활습관

소아암 생존자의 장기적인 건강에 항암 치료보다 생활습관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아암 생존자의 장기적인 건강에 항암치료보다 생활습관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비만과 운동 부족 등 개선 가능한 생활습관 요인이 당뇨병, 고혈압, 우울증 등 여러 만성질환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이 발전하면서 소아암 치료 성적은 크게 향상됐다. 미국의 경우 현재 소아암 5년 생존율은 85%를 넘어섰다. 국내 역시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소아청소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이 0~14세 기준 86%, 0~18세 기준 89%에 달한다. 치료 성적 향상으로 소아암 생존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완치 이후 건강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소아암 생존자들은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 근골격계 질환, 이차 암, 정신건강 문제 등 치료와 관련된 만성 건강질환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합병증은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조기 사망 위험도 높인다.

일반적으로 금연, 절주, 적정 체중 유지, 규칙적인 신체활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은 심혈관질환을 비롯한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소아암 생존자에게서 생활습관이 장기적인 건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또 그 영향력이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 같은 치료 이력과 비교해 어느 수준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1만 8000여 명 소아암 생존자 13년간 추적

이번 연구는 미국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을 비롯한 소아암 생존자 연구(Childhood Cancer Survivor Study) 연구진이 수행했다. 연구진은 북미 지역 31개 의료기관의 소아암 생존자 코호트 자료를 바탕으로 생활습관과 장기 건강 결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분석에는 1970년부터 1999년 사이 21세 이전에 암 진단을 받고, 치료 후 5년 이상 생존한 소아암 생존자 1만 8664명이 포함됐다. 참가자들의 형제자매도 대조군으로 참여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중앙값 13년 동안 추적 관찰하면서 흡연, 음주, 체질량지수(BMI), 신체활동 수준을 반복적으로 평가했다. 생활습관 점수는 비흡연, 저위험 음주, 정상 체중, 충분한 신체활동에 각각 1점을 부여해 산출했다. 과체중이거나 신체활동 수준이 낮은 경우에는 각각 0.5점이 주어졌다. 합산한 점수에 따라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군(0~2점), 중간 수준 건강군(2.5~3점), 건강한 생활습관군(3.5~4점)으로 분류했다.

또한 의료 기록을 통해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 이력을 확인하고, 다양한 만성질환 발생과 삶의 질 변화를 분석했다.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 당뇨 위험 3배 가까이 높여

분석 결과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은 다양한 만성질환 위험 증가와 뚜렷한 관련성을 보였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 생존자와 비교했을 때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군은 고혈압 발생 위험이 50% 높았으며, 당뇨병 위험은 약 3배 높았다. 또한 이상지질혈증, 심근경색, 심부전, 심장판막질환, 인공관절 치환술 위험도 30~80% 높게 나타났다.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이 확인됐다.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군에서는 신체적 삶의 질 저하를 경험할 가능성은 약 2배, 정신적 삶의 질 저하 위험은 약 80%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전체 생활습관 점수와 뇌졸중, 골다공증, 이차 암, 부정맥, 호흡기질환 사이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비만과 운동 부족이 가장 큰 위험 요인

연구진은 여러 생활습관 요인 가운데 과체중과 비만, 신체활동 부족이 장기 건강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특히 과체중과 비만은 당뇨병 발생의 상당 부분을 설명했으며,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심장질환, 부정맥, 인공관절 치환술 위험 증가에도 크게 기여했다.

운동 부족은 심부전과 호흡기질환, 삶의 질 저하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반면 흡연은 뇌졸중, 골다공증, 불안, 우울증과 강한 연관성을 보였고, 과음이나 위험한 음주는 주로 뇌졸중과 불안 위험 증가와 관련됐다.

항암치료보다 생활습관 영향 더 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일부 질환에서는 생활습관의 영향이 과거 항암치료 이력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당뇨병, 고혈압, 인공관절 치환술, 불안, 우울증, 삶의 질 저하 등 여러 건강 문제에서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보다 더 큰 것으로 분석했다.

심혈관질환 역시 상당 부분이 생활습관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치료 이력은 바꿀 수 없지만 생활습관은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예방 전략의 중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뇨병, 심부전, 심장판막질환, 불안, 우울증, 삶의 질 저하 등의 경우 건강한 생활습관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이득이 형제자매 대조군보다 소아암 생존자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소아암 생존자들이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 이익이 일반인보다 더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생활습관 개선, 장기 건강관리 핵심 전략

연구진은 소아암 생존자에게 나타나는 만성질환이 종종 ‘빨라진 노화’ 현상의 일부로 여겨진다며, 건강한 생활습관이 이러한 영향을 일부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관찰연구인 만큼 생활습관과 질환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직접 증명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생활습관과 일부 건강 상태가 자가 보고 방식으로 수집돼 과소 보고 가능성이 있으며, 연구 결과는 인구집단의 비만율이나 생활습관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소아암 생존자의 장기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체중 유지와 신체활동 증진을 중심으로 한 생활습관 중재 프로그램 개발과 적용이 필요하다”며 “수정 가능한 생활습관 요인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향후 만성질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Potential for risk reduction of chronic health conditions through lifestyle in childhood cancer survivor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소아암 생존자는 왜 만성질환 위험이 높은가?
소아암 생존자는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 등의 영향으로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 근골격계 질환, 이차암, 정신건강 문제 등 다양한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다.

Q2. 이번 연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생활습관 요인은 무엇이었나?
과체중·비만과 신체활동 부족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장질환 위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운동 부족은 심부전과 삶의 질 저하에 큰 영향을 미쳤다.

Q3. 건강한 생활습관이 항암치료 후유증을 줄일 수 있나?
이번 연구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당뇨병, 고혈압, 우울증, 삶의 질 저하 등 여러 건강 문제 위험을 낮출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관찰연구인 만큼 생활습관 변화가 질환을 직접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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