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최대 규모의 축제, 월드컵이 어느덧 3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개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각지에서 감염병 유행이 계속되고 있다.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열리는 2026 FIFA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대회다. 3개국이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이동 거리, 시차, 지역 간 기후 차이 등 다양한 요소가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부분은 관중의 건강이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되고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총 관중 수도 5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서 각종 감염병이 유행 중이기 때문이다.
”홍역·풍토병 등 각별히 주의”
특히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들 국가의 홍역 유행은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멕시코의 인구 10만 명당 홍역 발생률은 7.57명으로 전년(4.94명) 대비 크게 증가했다. 미국 역시 5월까지 총 1792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총 2288명이 감염됐던 것을 감안하면 속도가 빠르다.
캐나다도 상황은 비슷하다. 1998년부터 유지하던 ‘홍역 퇴치 국가’ 지위를 지난해 상실했다. 2024년 해외에서 환자들이 유입되면서 1년 남짓한 기간에 5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탓이다. 올해도 전국 7개 지역에서 900건 이상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2차전이 열릴 예정인 멕시코는 A형 간염도 풍토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A형 간염은 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면서 생기는데, 멕시코는 미흡한 위생상태와 상·하수도 인프라 때문에 이같은 풍토병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프리카선 ‘에볼라 집단 발병’
개최국만 감염병 우려가 높은 것은 아니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과 우간다에서는 대규모 에볼라 발병 사태가 일어났다.
월드컵을 앞두고 대규모 관광객이 이동할 예정인 가운데, 보건당국에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17일(현지 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들 두 국가에서 발생한 에볼라 관련 의심 사례는 300건이 넘는다. 사망자도 88명이나 되는데, WHO와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실제 감염 규모는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WHO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민주콩고와 우간다에서 발생한 에볼라는 이미 국제적 확산 사례가 확인됐다”며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PHEIC가 선포되면 각국은 WHO 권고에 따라 질병 억제를 위한 진단 검사, 확진자 격리, 의료 자원 공유 등 신속한 공동 대응을 수행해야 한다.
WHO는 “이번 집단 발병의 원인이 된 바이러스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분디부교’ 바이러스”라며 “승인된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상황이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사태는 코로나19 유행 당시처럼 ‘전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질병관리청, 특별 모니터링 실시
질병관리청은 철저한 예방접종과 개인위생 수칙 준수를 통해 건강을 지킬 것을 권고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월드컵을 관람하기 위해 출국하기 전 홍역·A형간염 등 백신 접종을 마치는 것이 안전하다”며 “현지 체류 중에는 손을 철저히 씻고 충분히 익힌 음식을 먹어야 하며, 식수는 끓인 물이나 생수 등 안전한 물을 마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귀국 후 수일 이내 발열·발진·근육통·설사 등 감염병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다른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하고 의료기관을 즉시 방문해 최근 여행한 지역을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은 월드컵 대회가 종료될 때까지 ‘월드컵 감염병 대책반’을 운영해 감염병 발생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