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두통과 비틀거리며 걷는 일이 많다면 단순한 성장통이나 스트레스로 여겨선 안 된다. 흔한 증상으로 넘기기 쉽지만, 이는 심각한 질병인 ‘소아 뇌종양’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아침에 두통이 심해지거나, 분수처럼 구토를 하고, 불안정한 걸음걸이가 1~2주 이상 이어진다면 즉시 정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최근 발표한 2024년 자료에 따르면, 한 해 동안 뇌종양으로 병원을 찾은 19세 이하 소아·청소년은 2587명에 달했다. 이 중 절반가량인 50.4%는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특히 10대 청소년 환자(1875명)가 10세 미만 영유아보다 2.6배 이상 많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19세 이하에서 매년 약 160명 규모의 악성 뇌종양이 새롭게 진단되고 있다.
뇌종양은 ‘악성’만 위험한 것은 아니다. 양성일지라도 폐쇄적인 두개골 안에서 종양이 커지면 뇌압이 상승하고 주요 신경이 압박을 받아 복시, 시력 상실, 성장 장애, 안면 마비 등 평생 짊어져야 할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소아 뇌종양은 신경교종, 수모세포종, 뇌실막종, 두개인두종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종양의 발생 위치, 성장 속도, 치료 반응이 제각기 달라 환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맞춤 치료 전략이 필수적이다.
김상대 고려대 안산병원 뇌종양센터장은 “저등급 신경교종은 위치에 따라 수술 후 경과 관찰만으로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다만 시신경 등 기능 보존이 우선인 경우에는 수술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며 “수모세포종은 수술 후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다학제 진료가 기본이며 뇌실막종은 가능한 범위 내 최대한 안전 절제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개인두종 역시 완전 절제만을 무리하게 추구하기보다 내분비 기능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부분 절제 후 방사선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소아 뇌종양 치료에서 다학제 진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종양 제거 이후에도 시력, 호르몬, 성장, 인지 기능 등 장기적인 관리가 아이의 남은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신경외과를 중심으로 소아청소년과, 안과, 내분비내과 등 여러 분야의 전문의가 초기부터 함께 치료 계획을 세우고, 치료 후 발달 과정까지 면밀히 추적 관찰한다.
최근에는 정상 뇌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정밀 치료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콧속으로 내시경을 넣어 흉터 없이 종양을 제거하는 ‘최소침습 뇌내시경 수술’이나, 감마나이프·하이퍼아크 등 첨단 장비로 종양만 정밀 타격하는 방사선수술처럼 치료 선택지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김 센터장은 “소아의 뇌는 끊임없이 발달하는 역동적인 상태이므로, 단 1mm의 오차만으로도 아이의 평생 지능이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치료의 최종 목표는 단순한 종양 제거를 넘어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을 온전히 지켜내는 것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