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세 아이가 바라본 노화는 어떤 모습일까. 어린이들의 시선을 통해 노인과 노화에 대한 인식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튀르키예 온도쿠즈마이으스대 보건의료서비스학과 뮈케렘 카바타시 일디즈 교수팀은 10세 안팎 아동 25명을 대상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노인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한 뒤 그 의미를 인터뷰로 확인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소아간호학 저널(Journal of Pediatric Nursing)⟫ 최근호에 실렸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에는 다양한 모습이 담겼다. 무지개 아래 서 있는 노인이나 들판에서 사과를 따는 장면처럼 밝은 이미지도 있었다.
반면 틀니를 물컵에 담아둔 모습, 지팡이에 의지해 몸을 크게 굽힌 노인, 피부가 녹색빛을 띠고 주름이 강조된 얼굴 등 노화를 부정적으로 표현한 그림도 많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표현이 노화를 신체 변화와 기능 저하, 질병과 연결해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자세 변화, 안경이나 지팡이 같은 보조기구, 주름 등 외형적 특징을 중심으로 노인을 묘사했다. 그림 속 인물은 작게 그려지거나 종이 아래쪽에 배치되는 경향도 나타났다. 신체적 불편과 질병에 대한 표현도 많았다.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인식이 확인됐다. 한 아동은 “노인은 늘 피곤하고 아프다”고 했고, 다른 아동은 “이가 없고 얼굴에 주름이 많다”고 말했다. 또 “지팡이를 짚고 걷고 손이 떨리며 빨리 움직이지 못한다. 집에 머물고 약을 많이 먹으며 쉽게 지친다”는 설명도 나왔다.
정서적 측면에서는 외로움과 상실에 대한 인식이 두드러졌다. “자녀가 떠나 찾아오지 않아 슬프다”, “혼자 죽는 것이 두렵다”는 표현이 이어졌다. 나이가 조금 더 많은 아동일수록 노화를 죽음과 상실, 두려움과 직접 연결해 이해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럼에도 아동들은 조부모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노인을 사랑스럽고 지지적인 존재로 인식하며 정서적으로 중요한 인물로 받아들이는 모습도 확인됐다. 그림에는 세대 간 유대와 친밀감이 함께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동들이 노인 개인에 대해서는 호의적 태도를 보이면서도, 노화라는 과정 자체는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노인을 다정하고 지혜로운 존재로 보면서도, 노화는 외로움과 질병, 신체적 제약, 죽음에 대한 불안과 연결해 이해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노화에 대한 인식이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실제로 해당 연령에 도달하면 막연한 두려움은 줄어드는 경향도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수행한 고령화 인식 조사에서 한국 성인이 생각하는 노년 시작 연령이 평균 70세 내외로 나타났다. 법적 기준인 65세보다 늦다. 기대수명 증가와 건강 수준 개선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청의 사회조사에서도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60대 후반에서 70세 전후로 형성됐다. 영국에서는 성인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69세를 노년의 시작으로 인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전 연구에서 제시된 62세보다 늦춰진 수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