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7일 (월)

“20년 전 일한 곳의 석면 탓에?”…배 아프다 한 지 3개월 만에 사망한 70대女, 왜?

30년 간 근무한 매장 리모델링 과정서 석면 노출 의심...20년 잠복기 거쳤는지 경위 나서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20년 전 수십 년 넘게 유통업 매장에서 근무해온 70대 여성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 하더니 3개월 만에 중피종 진단을 받고 숨진 사연이 공유됐다. 배경사진=버려진 석면 자재. 게티이미지뱅크/상단=M&S에서 근무하던 당시 다이앤 클레멘츠의 모습. 유가족 제공

20년 전 수십 년 넘게 유통업 매장에서 근무해온 70대 여성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 하더니 3개월 만에 중피종 진단을 받고 숨진 사연이 공유됐다. 유가족은 장기간 근무한 곳에서 석면 노출 가능성을 제기하며 경위 파악에 나섰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헤리퍼드 지역 M&S 매장에서 근무했던 다이앤 클레멘츠는 1966년 입사해 2005년까지 30년 이상 근무했다. 은퇴 후 2025년 초까지 특별히 아픈 곳 없이 건강히 지내던 그는 갑자기 복부 불편감을 호소했다. 이후 진행된 검사에서 폐에 체액이 차 있는 상태가 확인됐다. 조직 검사 결과 같은 해 5월 중피종을 진단 받았다. 다이앤은 진단 이후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3개월 뒤인 8월 74세로 사망했다.

중피종은 폐를 둘러싼 흉막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석면 섬유 흡입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가족은 그가 근무했던 매장이 이후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석면 자재가 제거됐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당시 근무 환경에 대한 추가 정보를 찾고 있다.

과거에 석면은 조선업, 건설업, 단열 작업 등에서 주로 활용됐으나 상점이나 공공 건물에도 석면 자재가 쓰인 사례가 있어 노출 경로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의 아들 크리스토퍼 클레멘츠는 “어머니는 평생 비흡연자였고 활동량도 많았고 검사 전까지 호흡기 문제를 겪은 적이 없었다”며 "석면 노출 경로에 대해 여러 의문을 가지고 사실을 규명하고 답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어윈 미첼의 석면 질환 전문 변호사 스티븐 피츠월터는 “석면은 산업 현장뿐 아니라 상업 시설에서도 널리 사용돼 왔다”며 “매장 구조 변경이나 보수 과정에서 노출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M&S 측은 “매장은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이며, 석면이 존재할 경우 이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피종의 발병원인은 대부분이 석면 노출, 잠복기 20~50년

위 사연 다이앤의 중피종 발병 원인이 그가 일하던 매장에서의 석면 노출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석면에 노출되면 중피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의학적으로 널리 확인돼 왔다. 석면은 아주 가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섬유로 이뤄진 물질이다. 공사나 철거 과정에서 이 섬유가 공기 중에 퍼지면 숨을 쉴 때 몸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이렇게 들어온 석면은 폐 깊숙한 곳까지 내려가 폐를 감싸고 있는 막, 즉 흉막에 달라붙는다. 몸이 이 물질을 잘 제거하지 못해 오랜 시간 남아 있게 되고, 그 사이 염증과 손상이 반복되면서 세포가 변하게 된다. 이 변화가 쌓이면 결국 중피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피종은 보통 20년에서 50년, 길게는 그 이상 시간이 지난 뒤 발견된다. 젊을 때 석면에 노출된 사람이 노년기에 병을 진단받는 일이 많은 이유다. 국제암연구소(IARC)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석면을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규정하고 있으며, 실제 환자의 대부분이 과거 석면 노출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된다.

석면은 과거 건축 자재로 널리 쓰였다. 조선소나 건설 현장에서 일한 사람뿐 아니라, 상점이나 학교 같은 건물에서 오래 지낸 사람에게서도 노출 사례가 확인된다. 작업복에 묻은 섬유가 집으로 옮겨져 가족이 영향을 받은 사례도 있다. 노출 양이 많을수록 위험은 커지지만, 적은 양이라도 오랜 기간 반복되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나라에서 석면 사용을 금지했지만, 과거에 사용된 건물이 남아 있어 관련 질환은 계속 보고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오랜 잠복기 거쳐 중피종 환자들 꾸준히 발생
우리나라에서도 1970~90년대 건축·산업 현장에서 석면 사용이 급증했다가 2009년 전면 금지됐지만, 중피종은 노출 후 20~50년의 긴 잠복기를 거쳐 발생하기 때문에 현재도 환자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발생은 연간 약 100~150건, 인구 100만 명당 2~3명 수준으로 보고되며 서구보다 낮지만, 진단과 노출 이력 확인이 어렵다보니 실제보다 적게 집계됐을 가능성도 있다.

한때 노후 건축물과 해체 과정 등 환경 노출 사례도 늘었던 점, 석면 사용 시기를 고려할 때 국내 중피종 발생은 앞으로도 증가해 2045년 전후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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