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1일 (화)

대장-항문 로봇 수술 이끄는 병원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

[K-베스트 병원] 대장·항문 분야 한솔병원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68세 여성 A씨. 동네 병원에서 충수염 수술을 받고 탈장이 생겨 대장·항문 전문병원에서 두 번 재수술을 받으며 통증과 사투를 벌였다. 세 번 배를 가르는 수술을 받을 때마다 한 달 자리보전하고 3개월간 이를 악물고 지내는 것을 되풀이했는데 지난해 11월 배꼽 옆에 불룩 튀어나온 살을 발견했을 때의 좌절감! 변실금까지 생겨 외출이 공포였다. 딸로부터 “서울성모병원 이철승 교수가 재발한 탈장 수술의 권위자”라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 갔다가 퇴직 소식을 듣고 잠시 낙담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 교수가 이직한 병원 진료실을 노크했다.

검사 결과 뱃속 4곳에서 대장이 복벽에서 떨어져 나가 있었고 3곳에서 구멍이 있었으며 직장 일부가 항문으로 밀려 나간 상태. 변실금은 직장 탈출 때문에 온 것이었다. 그야말로 뱃속과 아래가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된 것.

“의사의 나이는 젊지만, 친절하고 자신감 있는 설명에 믿고 수술대에 올랐어요.”

주치의는 로봇수술로 떨어져 나간 대장을 복벽에 꿰매고, 인공근육막(매시)를 덧댄 뒤 삐져나온 직장을 자르는 대신 끌어당겨 직장벽에 꿰매 고정시키는 고난도 수술을 3시간 만에 마무리했다.

“수술 전엔 어쩌면 삶이 마지막이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튿날부터 걸을 수 있었어요. 일요일에도 주치의가 찾아와 세심히 챙겨줘 감동했어요. 제2의 삶을 살고 있는데, 병원과 의사를 주변에 알리지 않을 수 있겠어요? 교회 신도 한 분에게도 적극 추천해서 오늘 병원 갔어요.”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오른쪽)이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한솔병원

주치의 이철승 부원장은 독립운동가이자 미국의 첫 한국인 의사였던 서재필 박사의 진외가 고손자다. 2023년 서울성모병원에서 복강경과 로봇 수술로 이름을 떨치다, 아버지 이동근 박사가 설립한 한솔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동근 원장은 1980년대 말 조선대병원 외과 교수로 근무하다 ‘대장내시경의 세계’에 충격을 받았다. 1m 50㎝ 길이의 내시경 기구가 들어와 의사들의 오진을 수시로 밝혀냈던 것. 이 원장은 대장 질환을 제대로 치료할 때가 왔다고 판단하고 서울에서 개원하기로 마음먹었다. 주위에선 “눈 떠도 코 베어가는 곳에서 인맥도 학벌도 없는데 병원 열었다가는 1년 못 버티고 짐 싸고 돌아올 것”이라고 말렸지만 그럴수록 더 철저히 준비했다. 일본 사회보험중앙종합병원에서 1개월 동안 치질 수술을 배웠고, 캐나다 토론토대에서 ‘항문의 학문’을 파고들었다. 당시 서울대병원에서 대장을 처음 전공한 박재갑 교수와 미국대장항문학회에 가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애썼다. 조선대 선배 이종균 박사가 개원한 송도병원에도 찾아가서 경영 수업을 듣고 1990년 당시 한갓진 마을이었던 송파동 4층 상가의 3, 4층에 이동근 외과를 개원했다.

“서울은 잘 몰랐지만 군의관 근무를 이곳에서 했지요. 4층엔 입원실을 10개 뒀는데 항문 질환은 프라이버시가 중요해서 1인실 위주로 뒀지요. 처음엔 환자가 안 와서 노심초사했는데 환자에 비해서 의사가 너무 적었기 때문에 곧 소문이 났어요. 수술한 환자가 수술실, X레이 촬영실에도 누워있어야 할 정도여서 민망하고 미안해서 1년 뒤 입원실을 20개로 늘렸지요.”

그러나 환자가 몰려올수록 가슴 한편으로는 답답했다. 항문은 저절로 아문다고 여기며 방치하거나 민간요법에 의지하며 병을 키우는 환자를 보며 용기를 내 언론사를 찾았다.

그래픽=윤상선 디자이너

“1995년 무작정 동아일보사를 찾아갔어요. 경비 아저씨가 ‘왜 왔느냐?’고 막았는데 ‘의사인데 과학부장 만나러 왔다’고 하니 (미리 약속한 줄 알았는지) 편집국으로 안내했습니다. 이용수 과학부장이 ‘어떻게 오셨느냐?’고 묻길래 ‘의사인데 변비, 치질 등 항문 질환에 대한 칼럼을 연재하고 싶어 왔다’고 대답했지요."

과학부장이 “어느 학교 나오셨냐?”고 물었고, 끄덕끄덕 이야기를 듣더니 아무 조건 없이 “독자에게 도움이 되게 잘 써 달라”고 되레 부탁했다. 당시엔 신문의 영향력이 대단했고 동아일보가 정상의 신문이어서 전국에서 환자가 몰려왔다. 1998년 한솔병원으로 확장 개원했고 소화기내과를 개설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도 도입했고 대장암, 직장암 환자도 치료하기 시작했다.

복강경 시대를 열다

이 원장은 《항문외과의 실제》 《항문 및 직장 수술법》 《치질, 변비 깨끗이 낫는다》 《대장항문 다스리는 법》 등 전문의와 대중을 위한 책을 잇따라 펴내며 병과 병원을 동시에 알리면서 관련 학회에 빠짐없이 참가했다.

“2000년 대장항문학회에서 김선한 당시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를 만났습니다. 이 만남이 병원 재도약의 결정적 발판이 될 줄은 그땐 상상도 못했지요. 김 교수는 세계 복강경 대장 수술의 본거지였던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으로 연수 가서 세계 최고 대가였던 제프리 밀섬 교수로부터 복강경 수술의 이론과 술기를 제대로 배우고 귀국했는데 선배 교수들이 복강경 수술 도입에 부정적이어서 한숨을 쉬고 있었어요. 함께 공부하다 일본, 독일 등으로 되돌아간 의사들은 펄펄 날고 있는데….”

이 원장은 김 교수를 따로 만나서 “우리 병원에 복강경 수술센터를 열어 마음껏 수술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개복 수술비로 복강경 수술하면 되지 않겠느냐? 돈 못 벌어도 내가 손실을 감내할 테니 환자를 위해 수술해 달라”는 이 원장의 말에 고려대 의대 교수직을 버리고 한솔병원으로 왔다.

한솔병원은 4년 동안 대장암을 비롯한 각종 대장질환 환자 500여 명을 복강경으로 수술하며 ‘복강경 대장 수술의 메카’로 거듭났다. 이 원장은 제프리 밀섬 교수를 비롯해서 미국, 일본, 독일 등의 대가를 초청해서 ‘한솔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김 교수는 세계 50여 나라에 수술 장면을 동시 중계하며 이 분야를 이끌었고 2, 3개월마다 국제학회에서 수술 동영상을 발표했다. 중국, 대만, 태국, 인도 등에서 의사들이 몰려왔고 각국에서 환자들이 왔다.

“2005년 김 교수가 대학으로 돌아가야겠다고 하더군요. 한편으로는 섭섭했지만 기꺼이 박수를 쳤습니다. 김 교수는 모교로 돌아가서 복강경 수술뿐 아니라 로봇수술에서도 세계적 대가로 성장하다 말레이시아 국립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 원장은 “김 교수가 한 언론에서 ‘나를 키워준 곳은 고려대이지만 날개를 달아준 곳은 한솔병원’이라고 말한 인터뷰 기사를 보고 흐뭇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떠났지만, 배턴을 이어받은 정춘식 진료원장은 또 다른 업적을 쌓고 있다. 경북대병원에서 수련하고 서울아산병원과 영국 옥스퍼드대 존 래드클리프 병원에서 전임의로 내공을 쌓은 정 원장은 ‘단일 통로 복강경 수술’의 세계를 열었다. 이전의 복강경 수술이 배에 3, 4개의 구멍을 뚫는 것과 달리 배꼽 언저리에 1~1.5㎝의 구멍을 내고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모두 집어넣어 진행하는 수술법이다.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통증도 훨씬 적어 환자에겐 ‘신세계’를 선물한다. 이 수술을 5000여 명에게 시행했고 재발률 0.1%대의 임상 성과로 국제학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한솔병원은 2024년부터 5차례 다른 병원 의사들을 대상으로 수술법을 가르치는 교육 행사도 열었다.

로봇수술 독보적 전문병원

2023년 3월 이 원장의 아들 이철승 당시 가톨릭대 의대 교수가 외과 과장으로 부임한 것은 병원 제2 도약의 디딤돌이 됐다.

“아들로서만 온 게 아닙니다. 이 부원장은 서울성모병원에서 복강경과 미니로봇 수술의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었어요. 복강경 술기 경연대회에서 1등을 했고 스승과 함께 아시아태평양수술감염학술대회에서 최우수 구연 학술상을 받았지요. 아시아태평양초음파수술학회에서도 최우수 포스터 상을 수상했고요. 대학과 우리 병원에서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 저를 뛰어넘는 권위자입니다.”

이철승 부원장은 한솔병원에서 로봇수술의 세계를 열었다. 다관절 구조로 상하좌우 360도 움직이며 의사의 손동작과 비슷하게 움직이면서 깊숙한 곳을 안전하게 수술하는 미니 수술 로봇 ‘아티센셜’을 도입해 대장 수술의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 한솔병원은 지난해 단일공 수술 로봇 SP를 도입해서 대장·항문 로봇수술의 독보적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이 치질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승식 전문기자

코메디닷컴 취재진이 K-베스트병원 선정 과정에서 한 대학병원 교수에게 한솔병원이 로봇수술을 도입해서 환자에게 수익이 높은 비보험 수술을 권유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복강경, 미니로봇, 다빈치 로봇 수술을 제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대답했다.

이 원장도 “우리 병원은 비인정 비급여 수술은 아예 하지 않고, 인정 비급여 수술도 실손 보험이 있는 환자를 중심으로 10% 정도만 한다”고 소개했다.

한솔병원은 2005년 보건복지부의 외과 전문병원에 선정된 이후 대장·항문 전문병원으로 계속 선정되고 있다. 200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대장암 수술 잘하는 병원’으로, 2010년 ‘대장·직장암 입원 일수가 전국에서 가장 짧은 병원’으로 선정됐다.

이 원장은 70대의 나이에도 아들 못지않게 연구와 진료에 힘쓰고 있다. 병원 경영을 하면서도 매주 6일 오전에 진료하고 오후에 수술하는 일정을 계속해 매주 환자 400여 명을 진료하고 20여 명을 수술한다.

2020년에는 세계적 과학 전문 출판사 《슈프링어》에서 《직장 항문 수술의 실제(Practices of Anorectal Surgery)》를 출간했고, 이듬해 싱가포르에서 이 책의 중국어판도 출판했다. 일본, 싱가포르, 몽골 등에서 의사들이 이 책을 보고 ‘한 수 가르침’을 청하며 병원을 찾았고 각종 심포지엄과 연계돼 해외 의사 30여 명이 한솔병원에서 수술법을 배워갔다. 이들 의사는 난치병 환자들을 이곳으로 보내주고 있다. 그러나 이 원장은 “한솔병원만의 기적의 치료법은 없다”고 단언한다.

“일부 극소수 병원은 치질, 치루 등에 대해 ‘하루 만에 퇴원하는 기적의 속성 치료’을 광고하는데, 사실은 당직 의사가 없거나 입원실이 부족해서 내보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치루만 해도 구멍을 놓치지 않고 다 찾아서 메워야 하는데 자칫하면 놓칠 수 있습니다. 의술은 최첨단 장비와 함께 발전하지만, 그것과 함께 병에 대해 겸허하고 환자를 세심하게 치료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의료진이 진료실과 수술실에서 늘 ‘긴장의 끈’을 놓치 않아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도 치질, 치루 수술을 하면서 혹시라도 괄약근에 조금이라도 손상이 가지 않도록 늘 조심합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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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6-04-25 09:33:49

    한솔병원 응원 합나다.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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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f*** 2026-04-25 07:59:25

    독립운동 후손이셨다니.. 서울성모병원 수술 권위자 로봇수술 받으러 꼭 한번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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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f*** 2026-04-25 07:58:48

    작성자가 삭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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