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비타민 C, 많이 먹을수록 좋을까?...정답은 ‘여기’에

[송무호의 비건뉴스] 118. 비타민 C. ⑦

환원주의를 뛰어넘어, 이젠 식품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물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 사물의 구성 요소들을 찾아 성질을 분석하면 우리가 사물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의 모든 과학은 이러한 방법으로 사물을 탐구하며 발전해 왔다. 이렇게 전체를 잘게 쪼개 각 부분의 성질을 밝혀내면 전체를 알 수 있다고 믿는 사고방식을 '환원주의(reductionism)'라 한다.

하지만 환원주의에는 아주 큰 맹점을 하나 가지고 있다. 부분이 모여 전체가 되었을 때는 부분이 가지고 있지 않던 특성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The whole is greater than the sum of its parts)”라는 명언을 남겼다. 예를 들어 각 개인이 가진 역량을 1로 볼 때 3명이 모여 일하면 역량이 3이 아니라 4가 될 수도, 5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특히 영양학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1].

음식은 영양소의 합이 아니라, 상호작용의 결과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식품 영양소는 약 150개 정도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영양 성분은 약 2만6천개에 달한다. 인간이 알고 있는 것은 전체 중 0.6%에 불과하다. 즉 식품 속에 든 99.4%의 영양 성분은 실제 존재하지만, 그 기능을 아직 인간의 능력으론 알지 못한다는 말이다 [2, 3].

이런 수많은 영양 성분들이 상호 작용하여 복잡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한두 가지 영양소만 가지고 건강을 얘기한다는 건 환원주의적 오류다. 오히려 “가당치도 않다”는 말이 더 맞는다 [4].

영양소 결핍으로 진단받은 질환에 대한 영양소 보충은 효과적이다. 하지만 결핍이 없는 상태에서의 영양소 보충은 대개 효과가 없거나 때로는 해로운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를 지난 칼럼들에서 반복해 강조했다.

음식은 약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각 성분의 합보다 더 중요한 '시너지 효과'가 있다. "사람은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서는 개별 영양소를 따지는 것보다는 음식과 식단 연구가 더 필요하다. 음식은 영양소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5].

지나친 환원주의로 현대의학은 길을 잃었다. 이젠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한다.

영양제는 왜 건강의 보험이 되지 못하나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 홍삼, 비타민, 미네랄,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MSM(식이유황), 콜라겐, 글루타치온,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 등 영양제 또는 보충제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은 외형이 의약품과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의약품'이 아닌 '식품'으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막연히 몸에 좋겠지 하는 생각에 열심히 챙겨 먹지만,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과대광고"가 대부분이다 [6].

영양소를 기준치 이상으로 섭취한다고 건강에 도움 된다는 증거는 없다. 많은 건강기능식품에는 근본적으로 영양소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농도로 함유되어 있어 간이나 신장 기능에 손상을 주기도 한다 [7].

영양 결핍을 걱정해서 보험이라 생각하고 각종 영양제를 챙겨 먹는다면, 그냥 영양분이 풍부한 식품을 먹는 게 훨씬 더 안전한 보험이다. 모든 영양소는 음식을 통해서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사람은 삶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받는다. 기본적으로 결핍이 없으니 사실상 보충할 것도 없다. 모자라지도 않는 영양소를 영양제로 보충하는 건 "값비싼 소변"을 만들 뿐이고, 돈 낭비에 불과하다 [8].

비타민 C, 메가도스보다 중요한 것은 적정 상태

아무리 잘 만든 영양제라도 식품을 대체할 순 없다. 비타민 C도 마찬가지다.

평소 '저탄고지' 같은 육식 위주의 식습관, 또는 패스트푸드나 간편 냉동식을 주로 드시는 분이라면 비타민 C가 부족할 수 있으니, 궁여지책으로 보충제를 쓸 수도 있다. 간혹 감기나 바이러스 질병에 걸렸을 때 면역 기능을 돕기 위해 고용량을 단기간 섭취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평상시 건강을 위해 필요한 것은 '메가도스(과잉 섭취)'가 아니라, 매일 꾸준히 과일·채소를 먹어 '적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평소 채식 위주의 식단을 실천하시는 분이라면 굳이 비타민 C 보충제를 챙겨 먹을 필요가 없다. 영양소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이 아니라 '과유불급(過猶不及)'이기 때문이다.

결론, 비타민 C는 많이 먹을수록 좋은 게 아니라, 적당히 먹었을 때 몸에 가장 좋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자료에서 시사하는 가장 적정한 혈중 농도는 약 1mg/dL 전후다. 이 수치는 보충제 없이 신선한 과일·채소를 골고루 챙겨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

오늘 당신에게 필요한 건 고용량 비타민 C 알약이 아니라, 키위 또는 밀감 1~2개 정도이다. 건강은 약에서 나오지 않는다. 매일 먹는 과일·채소가 보약이다.

송무호 의학박사, 정형외과·생활습관의학 전문의

참고문헌

1. A Fardet, E Rock. Toward a New Philosophy of Preventive Nutrition: From a Reductionist to a Holistic Paradigm to Improve Nutritional Recommendations. Advances in Nutrition 2014;5(4):430-446.

2. AL Barabási, G Menichetti, J Loscalzo. The unmapped chemical complexity of our diet. Nature Food 2020;1:33-37.

3. NewScientist https://www.newscientist.com/article/mg24732920-700-hidden-nutrition-we-dont-know-what-makes-up-99-per-cent-of-our-food/

4. A Mackie. Food: more than the sum of its parts. Current Opinion in Food Science 2017;16:120-124.

5. Jacobs DR, Tapsell LC. Food synergy: the key to a healthy diet. Proc Nutr Soc. 2013 May;72(2):200-6.

6. 한겨레신문 https://www.hani.co.kr/arti/society/health/1104122.html

7. 시사저널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59769

8. E Guallar, S Stranges, C Mulrow, et al. Enough is enough: stop wasting money on vitamin and mineral supplements. Annals of internal medicine 2013;159(12):850-85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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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6-03-13 09:09:38

    유익한 건강정보 입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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