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기사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 아래 진료 보조나 의화학적 검사에 종사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치과위생사는 치아 및 구강질환의 예방과 위생 관리 등의 업무를 할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의료기사의 법적 지위를 갖는다.
무면허 의료행위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와 같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의료인이라고 하더라도 면허 범위 외의 의료행위를 하면 위법이다. 이 경우는 일반적인 무면허 의료행위와 구분하기 위해 ‘면허 외 의료행위’라고 한다.
의사가 의료인이나 의료기사에게 업무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지시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의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위법이 인정되면 보건복지부로부터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는다.
의사가 의료기사가 아닌 자에게 의료기사의 업무를 하게 하거나 의료기사에게 업무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지시한 경우 15일의 자격정지(면허정지) 행정처분이 부과된다. 반면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 행위를 하게 하거나 의료인에게 업무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지시한 경우 3개월의 자격정지 행정처분이 부과된다.
그렇다면 의료기사에게 의료인만 할 수 있는 의료행위를 하게 한다면 자격정지 기간은 15일일까, 아니면 3개월일까? 최근 이와 관련된 판결이 나왔다.
치과의원을 개업한 치과의사 A는 치과위생사에게 환자 채혈을 하도록 지시했다. 이런 사실이 적발돼 검찰에 의해 기소되었다. 법원은 A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했다는 이유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보건복지부는 A가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 행위를 하게 했다’며 3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A는 자신은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 행위를 시킨 것이 아니라) 의료기사에게 업무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지시한 것”이라며 자격정지 기간은 3개월이 아니라 15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다.
법원은 의료인만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음을 원칙으로 하되, 의료행위 중에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적은 특정 분야에 관하여 지식과 경험을 획득하고 이상 유무를 판단하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의료기사 면허를 부여하고 의사의 지도에 따라서 제한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따라서 의료기사라 할지라도 의료기사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이 정하고 있는 업무의 범위와 한계를 벗어나는 의료행위를 하였다면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의료인이 면허범위를 벗어나 의료행위를 하는 것과 비교해도 의료기사로 하여금 의료인만 할 수 있는 의료행위를 하도록 하는 것이 보건위생상 더 큰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이를 단순이 업무 범위 일탈로 보고 15일의 경미한 처분만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ㄷ다고 판단했다. 결국 보건복지부가 내린 3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서울행정법원 2026.2.2 2024구합88242 판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치과위생사는 의료기사의 법적지위를 가진다. 법에 따라 치석 등 침착물 제거(스케일링), 불소도포, 임시 충전 및 부착물 장착/제거, 치아 본뜨기, 교정용 와이어 장착/제거, 구내 진단용 방사선 촬영, 구강예방 및 위생에 관련된 업무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료행위는 단독으로는 시행할 수 없고 치과의사의 지도감독 하에서 시행되야 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위험성이 낮아 보이더라도 채혈과 같은 의료행위는 치과위생사가 수행할 수 없다. 이전 판례에 따르면 소위 ‘실밥(봉합사) 제거 행위’도 실밥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도구의 특성 및 상처 부위에 대한 감염 위험성 등을 고려하여 치과위생사가 수행할 수 없는 의료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치과 진료 및 수술 전 환자의 안전을 위해 혈압, 맥박 등 생체 징후(Vital Signs)는 측정할 수 있다.
진료실에선 치과의사의 관점에서 치과위생사에게 간단하고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업무를 임의로 지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주관적으로 간단하고 안전해 보이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규범적인 관점에서 의료인이 직접 행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