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6일 (목)

“오감만 알았다?”…우리 몸에 최대 33가지 감각 있다고?

더 컨버세이션 기고문…복합 감각 네트워크 이론 재조명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우리가 ‘보고 듣는 것’만으로 세상을 인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인간의 지각은 훨씬 더 복합적인 감각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앉아서 컴퓨터 화면에 오래 집중하다 보면 몸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기 쉽다. 하지만 우리의 감각은 항상 작동 중이다. 잠시 속도를 늦추거나 주의를 기울이면 표면의 질감, 근육의 긴장, 손에 쥔 음식의 부드러움까지 또렷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보고 듣는 것’만으로 세상을 인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인간의 지각은 훨씬 더 복합적인 감각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는 최근 학술 기고 플랫폼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실린 글을 인용해, 인간이 최대 33가지에 이르는 감각 체계를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간의 감각은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처럼 서로 분리된 장치가 아니라,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며 하나의 통합된 경험을 만든다.

아침에 치약의 상쾌한 감각을 느끼고, 샤워 물소리와 물의 온도를 동시에 인식하며, 샴푸 향과 커피 냄새를 받아들이는 일상적인 순간조차 복합 감각 작용의 결과다. 이러한 '다감각 통합'은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기본 방식이다.

옥스퍼드대 크로스모달 연구소와 협력 연구를 진행해온 찰스 스펜스 교수의 견해에 따르면, 신경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인간의 감각 체계를 22~33개 범위로 확장해 이해하려는 관점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보지 않고도 팔다리 위치를 아는 고유수용감각, 몸 내부 상태를 감지하는 내부수용감각,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감각, 그리고 ‘내가 움직이고 있다’는 행위 감각과 신체 소유감까지 포함된다.

실제로 일부 뇌졸중 환자는 자신의 팔을 타인이 움직인다고 믿거나, 감각은 느끼면서도 팔이 자기 것이 아니라고 인식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하나의 감각으로 설명되온 촉각 역시 통증, 온도, 가려움, 접촉 감각이 결합된 체계다. 음식의 ‘맛’ 또한 미각 단독이 아니라 촉각과 후각이 결합한 결과다.

혀는 짠맛, 단맛, 신맛, 쓴맛, 감칠맛만을 구별하지만, 과일 향과 같은 복합 풍미는 씹는 과정에서 입에서 코 뒤쪽으로 이동하는 향 분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요구르트에 특정 향을 더하면 지방 함량 변화 없이도 더 진하게 느껴지거나, 장미 향이 머리카락을 더 부드럽게 인식하게 만드는 현상도 감각 간 상호작용의 예다.

시각도 단 하나의 감각이 아니다. 전정기관에서 전달되는 균형 정보는 우리가 보는 공간의 기울기를 바꿔 인식하게 만든다. 비행기가 상승할 때 기내 앞쪽이 더 높아 보이는 현상은 시각과 균형감각이 결합된 결과다.

환경에 따라서 우리의 감각은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항공기 소음 환경에서는 짠맛·단맛·신맛 인식이 둔해지는 반면 감칠맛은 상대적으로 유지돼, 토마토 주스가 더 맛있게 느껴지는 현상도 보고됐다.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인간의 감각을 단순한 ‘오감’ 체계로 이해하기보다, 서로 얽혀 작동하는 복합 네트워크로 바라봐야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한 촉감과 냄새, 소리와 균형감각까지 모두가 동시에 작동하며 하나의 세계 인식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감각에 대한 이러한 확장된 이해가 신경과학, 재활의학, 가상현실 기술,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연구까지 폭넓게 연결될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의 지각은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며, 우리가 ‘느낀다’고 부르는 경험은 다양한 생물학적 협업의 결과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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