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6일 (목)

사노피가 가져간 신약 물질 ‘ABL301’ 개발 차질 불가피?

우선순위 조정… IB 업계 “개발 중단 않고, 후속 임상 지속할 것”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의 신약 후보 물질 ‘ABL301’ 개발 전망에 어둠이 드리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프랑스 사노피가 해당 물질을 개발 후순위 후보군으로 언급하면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에 적용된 플랫폼 기술수출 사례가 이어지는 만큼 그 가치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사노피가 임상을 통해 ABL301의 효능을 검증해보지 않고 개발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개발 지연 불가피…에이비엘 “전면 중단 아냐”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사노피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ABL301(글로벌 프로젝트명 SAR446159)를 개발 ‘우선순위 조정(deprioritised)’ 대상이라고 분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노피는 지난 2022년 1월 에이비엘바이오로부터 ABL301을 1조3000억원 규모에 기술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에이비엘바이오가 맺은 첫 조 단위 계약이었다. 이에 따라 ABL301의 미국 임상 1상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진행하며, 후속 임상은 사노피가 주도할 것으로 예고됐다.

이로부터 3년 반 이상 흐른 지난해 9월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의 성공적인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사노피가 해당 물질의 후속 임상 진행을 진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시장 기대와 달리 개발 순위 조정을 예고한 데 대해 사노피는 구체적인 배경을 언급하진 않은 상황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30일 사노피와 직접 소통했다며 입장문을 공개했다. 우선 파킨슨병 치료제의 개발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파트너사가 ABL301의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하려는 정교한 임상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 있다고 언급했다.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있어 주된 원인 물질에 대한 고찰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돼 운동·인지 지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오랜 기간 뇌 속에 축적되는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이 병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ABL301도 이런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ABL301은 알파-시누클레인을 표적으로 삼은 항체에 ‘IGF1R’ 항체를 추가해 만든 이중항체다. 에이비엘바이오에 따르면 IGF1R 항체는 혈액뇌관문(BBB)을 통과해 뇌 투과율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 다음 알파-시누클레인 표적 항체가 원인 물질로 안내해 치료 효능을 발휘하게 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IGF1R 항체 기반 약물 전달 기술에 대해 ‘그랩바디-B' 플랫폼으로 명명해 사업화한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입장문에서 “ABL301의 임상 개발이 중단됐거나 사노피와의 계약이 해지 또는 파기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해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나 미국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와 그랩바디-B 플랫폼 관련 기술수출 계약을 차례로 체결한 점도 언급했다. 해당 플랫폼에 대한 업계 신뢰가 축적되고 있으며 이를 적용한 ABL301의 상업화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미개척 분야 신약, 개발 지속 가능성 ↑”

일각에서는 ABL301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직 파킨슨병 치료제로 승인된 신약은 없다. 증상 지연에 도움을 주는 경구용 질병 조절제가 환자에게 적용되고 있을 뿐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파킨슨병이나 치매 등이 모두 주된 원인 물질을 없애기 위한 약을 설계하던 것에서 벗어나 생체 내 여러 신호 체계에 관여하는 복합적인 다중 치료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아밀로이드 베타를 없애는 치매 치료제처럼 알파-시누클레인을 겨냥한 약물이 개발된다면 그 상업적 가치는 충분하다”며 “사노피가 최소 2a상에서 탐색적 효능 데이터를 확보하기도 전에 ABL301 개발 시도를 포기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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